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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의 묘한 기운…화수분 야구가 바뀐다
입력 2014-08-11 13:50 
양상문 감독과 김무관 타격코치 등 LG 트윈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화수분 야구의 대표적인 팀은 두산 베어스. 그런데 올 시즌 잠실 기운이 좀 묘하다. LG 트윈스가 뜬다. 성적도 거꾸로 가는데 화수분도 슬쩍 옮겨 간 느낌이다.
LG는 올 시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기세다. 시즌 초반 최악의 성적표가 오히려 득이 되고 있다. 성적이 최하위에 머물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주어졌고,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 또 성적이 5위까지 점프하면서 사실상 포기에 가까웠던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생겼다.
가장 반가운 것은 기대하지 않았던 새 얼굴들의 활약상이다. 시즌 초반 좌완투수 임지섭이 첫 선을 보인데 이어 내야수 백창수가 눈도장을 찍었고,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외야수 채은성과 내야수 황목치승이 주전급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 내야수 김용의와 문선재 등 젊은 피를 발견한 LG로서는 정체됐던 세대교체에 기분 좋은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있다. 모두 LG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로 일찌감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양상문 감독도 올라오는 선수들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니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양 감독은 성적도 올라가고 선수들도 잘해줘 좋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껄껄 웃었다.
양 감독이 고마운 것은 단순히 기록적인 수치가 아니다. 1군에서 뛰는 자세와 마음가짐. 팀 전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팀 분위기에 누가 되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실력보다도 1군에서 절실한 자세를 보여주는 모습을 칭찬하고 싶다. 그라운드에서 일을 내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그런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의 행복지수는 계속 상승 중이다. 1군과 2군 선수들의 실력 차이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 양 감독은 다른 구단 2군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행복한 것”이라며 1군과 2군이 실력 차이가 나더라도 이 선수를 올렸을 때 완전히 ‘아니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한 명이 빠져도 구멍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 것, 그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LG에서 지휘봉을 잡은 뒤 1‧2군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직접 2군 훈련장을 찾거나 TV 중계로 퓨처스리그를 보며 옥석을 찾는 시선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1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지도자 조계현 2군 감독의 존재감도 LG가 화수분 야구로 변화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 감독은 "아직도 1군으로 올리고 싶은 선수는 많다"고 강조한다.
떨어지는 팀들을 상대로 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LG. 치열한 중위권 경쟁 속에서 가을야구 진출 여부를 떠나 현재 가장 여유가 있는 팀이 아닐까.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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