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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팀 도루 1위 대도로 복귀한 비결은?
입력 2014-08-11 06:21 
김상수(좌)의 올 시즌 폭발적인 도루 증가는 올 시즌 겨울부터 김평호 코치(우)와 함께 피나는 노력을 통해 준비한 결과다. 오키나와 캠프의 두 사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원익 기자] 영화 2시간 분량의 분석 영상 자료들이 700~800개 정도 있다. 매일 4개 구장 전 경기를 복기해서 따로 자료를 만든다.”
사자군단 삼성 라이온즈가 다시 최고의 기동력을 갖춘 대도의 팀으로 거듭났다. 비결은 무엇일까. 치열한 연구,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 그리고 김평호 삼성 주루 코치의 끊임없는 숨은 희생이 바로 그것이었다.
삼성은 11일 오전 현재 팀 도루 111개로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도루 성공률. 총 143번의 도루를 시도해 32실패만을 했다. 무려 도루성공률 77.6%의 기록이다.
일반적으로 팀 도루성공률이 70%만 넘어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리그 1위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80%에 육박하는 성공률을 올리고 있는 것은 가히 놀라운 결과. 이는 당연히 리그 1위의 도루 성공률이다.
지난해 삼성과 비교하면 환골탈태의 변화다. 지난 시즌 삼성은 팀 도루 8위(95개)에 그쳤다. 2011년 팀 도루 1위(158개)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리그에서 가장 느린 팀으로 변했던 것.
그랬던 삼성이 불과 1년만에 최고의 기동력을 갖춘 팀으로 다시 돌아왔다. 특별히 달라진 부분은 없다. 지난해 팀내 도루 1위(23개)였던 톱타자 배영섭이 군입대를 했다는 것 까지 감안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결과다.
그럼에도 삼성은 40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부문 1위에 올라있는 김상수를 비롯해 박해민(24개), 나바로(14개) 3명이 두 자릿수 이상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변화는 일단 코칭스태프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중 2011시즌을 끝으로 잠시 팀을 떠났던 김평호 코치의 복귀가 결정적이었다. 김평호 코치와 김재걸 코치가 파트를 세분화하면서 주루와 작전 모두 효율이 부쩍 늘었다.

김 코치는 2011년 삼성의 도루 1위, 성공률 1위를 이끄는 등 오랜 기간 사자군단의 기동력 야구의 틀을 만들었던 핵심 인물. KIA에서 삼성으로 돌아온 김 코치는 선수들에게 두 가지를 주문했다. 바로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것과 과감함을 찾으라는 주문이었다. 어찌보면 상반된 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나는 연구와 노력이라는 과정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했다.
10일 우천 순연된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김 코치는 도루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루 성공률이다”라며 도루 10개를 시도해서 7개를 성공해 70%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것과 1개를 더 실패하는 것은 천지차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유가 있는 철학이다. 김 코치는 설령 7개의 도루를 성공하더라도 그것이 득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몇 번이나 되겠나. 그런데 1개를 더 실패하면 그 차이는 팀에 엄청나게 작용한다”며 70%와 60%의 도루 성공률의 차이는 그만큼 엄청나다. 그 때문에 도루 성공률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고 현재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해민은 김평호 코치가 올 시즌 새롭게 발굴한 삼성의 새로운 발이다. 사진=MK스포츠 DB
주루코치로 20년에 가까운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김 코치의 시즌 목표는 늘 언제나 도루 성공률 75%이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준비다. 김 코치는 성공률을 높이자는 것은 쉬운 말이지만 그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치열한 분석과 엄청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상대 투수와 포수의 습관, 패턴, 볼배합, 심리 상태를 읽는 등의 모든 경우와 확률, 수치를 분석하고 준비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해 14도루 5실패를 기록한 김상수는 올해 4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단 6개만을 실패, 87%의 도루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김상수는 올해 수싸움이 확연하게 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것은 삼성 선수단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다.
김상수가 다시 과거의 도루 능력을 되찾은 것도 모자라 더욱 발전한 모습을 되찾은데는 김 코치와 관련된 또 하나의 비밀이 있다. 김 코치는 사실 지난 겨울 (김) 상수와 한 가지 이야기를 하며 목표를 정했다”고 고백했다.
(김)상수에게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생각하고 있는 니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류중일 감독이 당연히 너를 선발하지 않겠냐. 하지만 그 반대라면 사람들의 더 냉엄하고 혹독한 비판이 따를 것이다. 대표팀 유격수 주전은 어차피 (강)정호다. 그렇다면 너는 백업요원인데 너의 장점을 살리고 또 대표팀에 부족한 면을 메우려면 무엇에 집중해야 되는지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김 코치와 김상수가 정한 목표가 있었고, 현재 그것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김 코치는 결국 (김) 상수의 경우는 출루율이 문제다. 주전 유격수로 계속 나간다는 것은 체력소모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제자이자 팀 소속선수의 도전을 응원했다.
결국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고 있는 시즌. 김 코치의 부담도 컸다. 김 코치는 감독님이 모든 것을 믿고 맡겨주셨다. 그런데 그것만큼 무서운 일이 없다. 반드시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인데 현재만 두고보면 만족스럽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끈끈한 신뢰도 그 배경이다. 선수들은 실패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린 우리가 질 테니 과감하게 뛰라는 주문을 김평호 주루코치님과 감독님이 많이 하신다”고 입을 모은다. 김 코치는 결과적으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이 올해 도루숫자와 성공률이 증가한 배경”이라고 했다. 김 코치는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면서 그것에 대한 확신을 준다. 그렇기때문에 코치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과가 성공했을 때만 그것이 좋은 작전인 것이 아니다. 당연히 모든 것을 아울러야 한다”며 상호신뢰가 높은 성공률의 밑바탕이 됐음을 전했다.
선수들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김 코치는 매일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어떤 코치들은 관련 노트가 몇 권이나 된다고 하는데 나는 영상으로 자료를 갖고 있다. 4개 구장의 전 경기 영상을 구해서 밤에 필요한 자료를 모아서 편집을 하고 폴더로 만들어 파일을 보관한다. 그 자료가 영화 2시간 분량짜리로 700~800개 정도는 된다. 이걸 매일 하지 않으면 일이 밀려서 할 수 없지.”
그렇게 입체적으로 영상 자료를 편집하기 위해 자비로 구입한 프로그램의 가격만 약 900만원에 육박한다. 올해 한국 나이로 52세의 김 코치가 매일 거르지 않고 하는 일. 그것은 분석이며 피나는 노력이고 올해 삼성의 기동력을 달라지게 한 숨은 비결 중 하나이기도 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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