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육 개혁'
북한 교육계에도 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일 평안남도 평성시의 과학영재학교인 김정숙제1중학교 리영철 교장의 교육개혁 성과를 소개했다.
리 교장의 사례를 당 기관지가 집중적으로 소개함에 따라 앞으로 이 학교의 성과가 북한 교육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에서는 학기마다 한 번씩 교사가 학생들의 평가를 받는다. 리 교장은 일부 교사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평가와 의견을 받아들이며 교사평가제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에서도 대학에서 학생이 교수를 평가하는 시스템은 있지만 중고등학생이 교사를 평가하는 제도는 찾아볼 수 없어 이례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저녁 늦게까지 하던 '과외학습'(자율학습) 시간을 완전히 없애고 학생들을 오후 4시에 무조건 하교하도록 한 것도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 평양과 각 대도시에 있는 영재학교인 '제1중학교'에서는 매월 실력판정 시험을 치르고 학생의 순위를 공개해왔다.
하지만 리 교장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학습을 위한 시험이 돼야 한다"며 파격적으로 시험 횟수를 줄였다. 대신 시험문제 유출을 철저히 막고 시험문제 제출과 채점을 객관적으로 하면서 정확히 평가해 시험지 그대로 공개토록 해 공정성을 강화했다.
그는 각 학급에 '돌림식 좌석배치' 제도도 도입했다. 각 학급의 학생 좌석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1년이 되면 교실의 모든 좌석을 돌아 처음 자리로 오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고정좌석제는 교사가 특정 학생만 편애할 수도 있고 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형의 불만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한편 리 교장은 박사, 부교수 및'공훈교원' 칭호를 받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제도 개혁을 논의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6차회의에서 교육자 대표로 토론하기도 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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