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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엔딩 스토리’ 변칙편성 논쟁, 시청자들은 지친다
입력 2014-08-09 11:41 
[MBN스타 금빛나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지상파 방송3사의 변칙편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벌써 세 번째다. 끝나지 않을 듯 계속되는 시작시간 변경에 시청자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앞당길 거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8일 오후 MBC는 MBN스타에 오는 10일 방송되는 ‘일밤-아빠 어디가는 당초 공지한 4시10분에서 5분 앞당긴 4시5분에 방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상파 3사의 변칙편성 논란은 지난달 20일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기존의 4시10분이 아닌 7분 앞당긴 4시3분에 시작하면서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도화선에 붙은 불은 MBC가 4시10분에 편성된 ‘일밤-아빠어디가 27일 방송을 4시에 방송한다고 공지하면서 본격적인 변칙편성의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KBS가 변칙으로 방송을 하면서 부득이하게 방송 시작 시간을 앞당기게 됐다는 것이 MBC의 주장이었다.

이후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한발 물러선 MBC는 그 다음 주인 2일 방송에서 다시 기존의 4시10분으로 되돌렸다. KBS와 MBC 모두 4시10분에 방송하면서 겨우 잠잠해졌던 변칙편성논란의 바람을 다시 한 번 일으킨 건, 앞선 편칙편성 논란에서도 침묵을 유지했던 SBS가 이에 뛰어들면서였다. 4시15분에 방송되던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는 기존의 시간에서 10분 앞당긴 4시5분 시작을 알리면서 또 한 번의 파란을 야기했다.

SBS의 이와 같은 움직임에 MBC는 ‘일밤의 두 번째 시작시간 변경을 공지하면서, 3주째 편성논란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같은 변칙편성이 일어나게 된 배경으로는 바야흐로 ‘일요 예능 춘추전국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한 경쟁양상에 접어들면서부터 시작됐다. 시청률 1%포인트 차이로 동시간대 1위 자리가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어느새 일요예능들은 조금이라도 리모컨을 사수하기 위해, 5분 먼저 2분 먼저 막을 여는 ‘꼼수가 발동하게 된 것이다.

KBS가 먼저 시도하면서 발발한 변칙편성 논란은 급기야 10분 뉴스마저 사라지게 했다. SBS 음악프로그램 ‘인기가요가 시작되기 전 3시55분부터 4시5분까지 전파를 탔던 ‘SBS 뉴스는 시작시간을 앞당기면서 편성이 아예 흔적을 감추게 됐다. 예능 하나를 살리기 위해 10분 뉴스를 버린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KBS는 여전히 기존의 4시10분 방송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 고위관계자는 MBN스타와 통화에서 KBS2 ‘해피선데이는 기존 편성표에 공지된 것처럼 4시 10분에 방송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상파 3사들은 ‘누가 먼저 하나 눈치싸움을 벌이며 소득 없는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이럴 바에 그냥 오후 12시부터 하지 그러냐.” 적당히 좀 하자.” 방송시간 신경 쓸 시간에 내용이나 알차게 해라.” 등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방송시간을 앞당 수록 본방송을 안 보게 된다. 너무 일찍 시작한 나머지 TV를 키면 ‘이미 시작한 지 한참 지났네? 다음에 처음부터 보지 뭐이런 식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시작시간이 아닌 콘텐츠의 질이다. 본질을 잃은 과열된 편성시간 전쟁은 시청자들의 피곤만 쌓이게 만들고 있다. 이를 잊어버린 채 멈추지 않는 논쟁을 벌인다면 결국 돌아오는 건 대중들의 싸늘한 시선뿐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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