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미얀마 집권 여당과 민주진영간 힘겨루기가 본격 시작됐다. 미얀마 민주화의 아이콘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끌고 있는 민족민주동맹(NLD, 제1야당)은 최근 개헌을 추진하며 국민 500여만명의 서명을 받아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2008년 군부 주도로 제정된 미얀마의 헌법은 비민주적인 요소가 곳곳에 포함돼있어 그간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수치여사의 대선 출마를 가로막는 조항은 민주진영의 거센 반발을 사고있다. 외국 국적의 배우자 또는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없도록 한 조항이다. 수치 여사는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사별한 남편과 자식들이 영국국적이라 현 헌법 하에서는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없다.
민주진영이 500만명의 서명을 받아냈다고 해서 개헌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회 표결에서 75%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얀마 의회는 군부가 전체 의석 중 25%를 선거 없이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2010년 총선 당시 수치 여사의 NLD가 선거를 보이콧해 현 의회에는 군부출신 인사들이 압도적이다. NLD의 서명운동은 국제사회에 개헌 필요성을 알려 현재 집권세력과 내년 대선에 관한 '게임의 룰'을 협상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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