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성한 경찰청장이 7일 전국의 경찰 수뇌부를 소집해 "지휘부 교체기에 흔들리지 말고 민생 치안 확립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차기 경찰청장에 내정된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청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지방청장들과 부속기관장 등 지휘관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를 열었다. 이 청장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변사사건 수사 과정의 부실한 대처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직 쇄신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사의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거운 짐을 남겨놓고 떠나는 충정을 이해해달라"며 "대대적인 조직혁신을 통해 경찰이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수장 교체기에 치안력 유지를 당부했다. 그는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경찰청장 교체에 따른 치안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며 "지휘부가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조직 분위기를 일신해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지휘부는 군에서 발생한 폭행 사망사건이 경찰 내에서도 일어나지 않도록 의경 부대 관리 실태에 대한 일제점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로 국민의 불안이 높아짐에 따라 지휘부는 아동과 여성 실종 사건이 발생하면 책임 수사관을 지정해 사건 초기부터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기로 했다. 아울러 112 근무자에 대한 신고 접수 요령 교육을 강화하는 등 경찰의 초동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도 회의에서 논의됐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강 내정자를 제외한 치안정감 4명이 모두 모였다. 강 내정자는 1~2주 내에 있을 '인사청문회' 준비 등으로 인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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