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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재현, `별그대` 낙하산 아니었다
입력 2014-08-07 08:04  | 수정 2014-08-08 17:5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이제 모델에서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안재현(27).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천송이 동생 윤재로 주목을 받더니 최근 끝난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에서 또 한 명의 주인공 태일로 한 축을 담당했다.
사실 안재현에게 선입견이 있었던 이들이 꽤 있을 거다. '소속사를 잘 만난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안재현은 모델 전문 에이전시 에스팀 소속이면서 매니지먼트와 제작을 겸하고 있는 HB엔터테인먼트와도 계약 관계다. HB엔터는 '별그대'를 제작한 곳이니, 속된 말로 '끼워넣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인과관계가 잘못됐다. '별그대' 장태유 PD는 한 서점에서 진행한 안재현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를 캐스팅하고 싶어 했고, 만나자고 콜을 했다. 천송이 동생 역할을 제의했지만, 안재현은 장 PD의 손을 덜컥 잡지는 않았다. 솔직히 연기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만났는데 '별그대' 오디션이었어요. 윤재 역할 어떠냐고 하시더라고요. 전 안 한다고 했어요. 아니, 안 한다고 한 게 아니라 '못 합니다'라고 했죠. 2시간 정도 얘기를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못 하겠다고 했어요. 가만히 듣던 감독님이 좋은 인연이라면서 일어나시더라고요. 제가 '나중에 저희 동네 놀러 오시면 맛있는 것 대접할게요'라고 말했는데 다음날 조감독님과 바로 찾아오시더라고요. 제가 고민한 부분들에 대해 조목조목 하나하나 말씀을 해주셨는데 수긍했고, 함께 하게 된 거예요."
그를 지켜본 눈은 또 있었다. 이미 드라마에 합류해 있는 그를 보고 HB엔터에서 "함께 가보자"고 한 것이다. 그렇게 에스팀과 HB엔터 소속이 됐다. '별그대'에 이어 자연스럽게 '너포위'의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너포위' 스태프가 '별그대'와 같았거든요. '별그대' 중간에 '재현아, 다음 작품도 같이 할 거지?'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일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다음에도 같이 데려간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사실 '너포위'는 제가 영화도 출연해야 했고, 엠카(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도 하고 있어서 시간이 안 났는데 제 시간을 맞춰주겠다는 얘기까지 들었어요. 감사한 일이죠."
신인에게 파격적인 대우다. 안재현은 공교롭게도 이승기, 고아라, 차승원보다 더 바빠 다들 그를 기다려야 했던 시간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안재현은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회상하며 웃었다.
그는 여전히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고 고백했다. "'별그대' 때 '이 장면 언제 끝날까', '내 순서가 빨리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너포위'를 하며 조금은 편해졌고, 발전은 있었던 것 같아 좋아요. 의미가 깊은 드라마죠."
또래 배우들에게 많은 걸 배운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어떻게 연기하는지에 대해서도 배웠고, 기술적인 것들도 알게 됐어요. '별그대'에서도 그랬지만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이승기, 고아라, 박정민 이들에게도 많이 배웠죠. 많은 걸 느꼈고, 이 친구들처럼 연기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모델 출신 배우 차승원은 조금 더 특별하다. '내가 괜한 피해를 줄까 부담이 크다'는 등의 고민을 털어놓으니 차승원은 그에게 "네가 걱정할 건 아니다. 절대적으로 연기만 생각하라고 하시더라"고 떠올렸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나 때문에 녹화가 지연되면 어떻게 할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 등을 했다. 남들에게 폐 끼치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고 하니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남들을 먼저 생각하니 주눅이 들 일이 많을 것 같다고 하니 아니란다. "이 정도면 기가 죽을만하다고 하시던데 전 안 그래요. 늘 항상 밝게 얘기해죠. NG가 나면 '제가 죽일 놈이죠.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막 그러니깐 주위에 '얘는 뭐냐'면서 웃으시더라고요. (김)수현이도 엄청나게 밝더라고요. 큐 들어가면 도민준에 빙의 되는데 현장에서는 무조건 밝고 명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죠."(웃음)
키가 크니(186cm) 모델 해보라는 주위의 말에 모델이 됐다는 안재현. 처음에는 '돈 많이 벌겠지?'였는데, 현재는 직업의 의미가 바뀌었다. "모델이 되니 다양한 옷을 입고 화보를 찍어 보고 싶더라고요. 이후 팬들도 생겼고요.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쌓아가면서 일에 대한 의미가 커졌어요."
안재현은 "사람들의 기대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옷을 잘 입고 다니면 '센스있네!'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그가 출연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기대감을 주는 이가 되고 싶단다. 최근 '핫'해진 모델 출신 배우 김우빈의 다음 주자로, 또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고 하니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게 무척 고맙다"며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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