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활발한 `펀드 손바뀜`…상승장 버팀목 될까
입력 2014-08-06 17:20 
코스피가 지난 3년간 박스권 상단으로 작용했던 2050을 뚫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자 국내 주식형 펀드 내에서 손바뀜이 활발해지고 있다. 주가지수가 오르자 어김없이 차익 실현을 위한 펀드 환매가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강세장을 기대하며 신규로 유입되는 자금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 내 손바뀜이 어느 정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펀드 가입자는 과거 고점에 매수해 원금 회복 기회를 노리고 있거나 박스권 플레이(박스권 하단인 코스피 1800~1900선에서 매수하고 2000선 내외에서 매도)를 하던 투자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코스피가 올라 박스권 상단 가까이 가면 수천억 원대 환매 물량을 쏟아냈고 이는 증시 추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금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될 때까지 펀드를 환매하지 않고 기다릴 가능성이 크고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선 추가 매수를 통해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2000선을 재돌파한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형)로는 1조4029억원이 새로 들어왔고 3조1405억원이 환매로 빠져나갔다. 이 기간 투자자금 순유출 규모는 1조7376억원에 달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고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높은 상황인데도 하루 평균 국내 주식형 펀드로 신규 유입되는 자금이 1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그만큼 상승장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아졌고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신규 유입 자금이 환매 대금보다 많았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로는 4316억원이 더 들어왔다. 같은 기간 펀드 환매로는 3249억원이 빠져나가 순유입 규모는 1067억원에 달했다.
국내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수년 간 현금, 채권 등 안전자산에만 자금을 묶어놨던 거액 자산가들도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를 문의하고 실제 가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자 신규로 설정되는 펀드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신규 설정된 국내 주식형 펀드는 43개로 지난 6월 36개, 5월 31개에 비해 늘어났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펀드 환매 규모가 신규 자금 유입에 비해 많긴 하지만 하루 4000억~5000억원씩 환매 물량이 쏟아졌던 과거에 비해서는 강도가 많이 약해졌다"며 "박스권 장세를 가정하고 코스피 2000선만 넘어서면 펀드를 환매했던 투자자들에서 증시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로 손바뀜이 마무리된다면 국내 증시 수급에 대한 부담감은 줄어들고 상승 탄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