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사내유보금 과세, 최대 1조1000억원 예상

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유보금 과세)를 도입할 경우 10대 그룹은 최대 1조1000억원의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6일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0대 그룹 중 136개 주요 계열사(금융사 제외)를 대상으로 정부의 기업소득 환류세제 기준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 당기순이익의 80% 과세방식에서는 1조1016억원, 70%에서는7300억원, 60%에서는 3632억원의 세금 부담을 10대 그룹이 지는 것으로 산출됐다.
추정 환류세 계산은 10대 그룹 계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에 정부가 이날 밝힌 과세기준 60~80%(비제조 20~40%)를 10% 구간별로 나눠 계산했다. 기업들이 총투자액의 절반을 해외에 투자한다고 가정했다.
이같은 가정 하에 당기순이익의 80%(비제조 40%) 적용 시 환류세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차다.

15개 계열사 중 11곳이 과세 대상으로 5580억 원을 내야 한다. 현대차 2000억원, 현대모비스 1300억원, 기아차 900억 원 등 주력 계열사 3곳이 전체의 75%를 차지한다.
삼성은 21개 계열사 중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등 5곳이 대상이고, 3800억원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 이중 삼성전자 부담액이 3600억원이다.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세 부담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그쳐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SK와 롯데는 925억 원과 448억 원으로 100억원을 넘겼으나 한화(90억원), 포스코(66억원), LG(60억원), GS(24억원), 현대중공업(8억원), 한진(7억원) 등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최저 과세구간인 60%(비제조 20%)를 적용하면 현대차는 11개 계열사가 동일하게 과세 대상에 오르고, 환류세 규모는 3000억 원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삼성은 과세 대상이 삼성중공업 한 곳으로 줄고 세액도 82억원으로 줄어든다. 과세방식에 따라 그룹 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SK(340억원), 롯데(160억원), 한화(46억원), LG(6억원), 한진(4억원) 등도 세액이 크게 감소한다. 현대중공업과 GS는 60% 적용 시 환류세 납부 대상 계열사가 없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