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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7월 채권발행 주간 하위권 SK증권, 수수료 수입 `킹`
입력 2014-08-06 13:44  | 수정 2014-08-06 18:06

[본 기사는 08월 04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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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의 힘'
SK증권이 SK그룹 내 계열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 물량을 대량으로 인수하면서 채권발행시장(DCM)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끈다.
4일 매일경제신문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7월 SK증권은 DCM 리그테이블에서 23위(대표 주간 금액기준)를 기록해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SK증권이 지난달 대표 주간사로 참여한 회사채 발행은 지난 7월 15일 발행한 대신에프앤아이 회사채 500억원이 전부다.
그러나 수수료 수입으로 보면 정반대 상황이다. SK증권이 지난달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수료 수입을 낸 '알짜'회사 중 하나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SK증권이 지난달 DCM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은 총 14억5483만원(공동주간 수수료 제외)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리그테이블 1위 KDB대우증권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 12억6649만원을 추월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수수료 수입을 올린 회사는 리그테이블 2위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DMC 시장에서 SK증권보다 1억원 많은 15억7535만원을 벌었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고 리그테이블 상위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수입은 대부분 SK증권을 밑돌았다. 3위 KB투자증권(12억6649만원)이나 4위 우리투자증권(10억6000만원)도 수수료 수입에서는 SK증권에 밀렸다.

SK증권이 이처럼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회사가 주간사보다는 인수단에 적극 참여하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SK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해 인수한 물량은 6470억원으로 대표 주간 금액보다 12배 많다.
국내 DCM 시장에서는 주간사 수수료보다 인수 수수료가 높다. 발행사(회사)들이 주간 실적을 참고해 거래처를 정하다 보니 증권사간 주간사 쟁탈전이 격해졌기 때문이다. 주간 수수료가 인수단 수수료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고착화됐다.
SK증권이 회사채 인수에 집중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SK증권이 SK그룹에 속한 계열회사라는 점도 이같은 전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대표 주간사를 따면서 인수단에도 참여해 물량을 받아오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SK증권은 아무래도 '빅 이슈어'로 통하는 SK그룹 '형제 계열사' 회사채 발행때 인수단 참여가 용이하다.
현행 금융감독 규정에 따르면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증권사는 계열사 회사채 발행에 대표 주간사를 맡을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인수단에 참여해 발행 물량 절반까지 인수할 수 있다.
SK증권은 SK가스(3000억원)와 SK이노베이션(2600억원), SK종합화학(2000억원), SK케미칼(1500억원) 등 지난달 계열사가 발행하는 9100억원 규모 회사채 인수단에 모두 참여했다. SK증권은 이 중 3분의 1 규모인 3000억원을 인수해 9억원 이상 인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SK증권 관계자는 "올해 대표 주간 실적은 예년에 비해 개선된 상황"이라며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7월 한 달간은 채권 인수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투자은행(IB)간 회사채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주간(인수)수수료를 9bp까지 낮추면서 업계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비해 SK그룹 계열회사들이 지급한 인수 수수료는 30bp(1bp=0.01%) 수준으로 다른 대기업 계열사들이 지급하는 인수 수수료와 비해 후한 편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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