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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투수는 누구? 치열한 ‘TOP4’ 경쟁
입력 2014-08-06 06:01 
최고투수를 놓고 경쟁중인 TOP4.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2014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 4명 정도로 압축된 분위기다. 약 30% 정도의 일정을 남겨둔 올 시즌의 최고의 투수는 누가 될 것 인가.
후반기 정도는 덜해졌으나 여전히 타고투저의 흐름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올 시즌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독야청청, 리그의 흐름을 역행하며 빛나는 3명의 외인투수와 1명의 국내투수가 있다.
바로 넥센 히어로즈의 외인 좌완투수 앤디 밴 헤켄(35), NC 다이노스의 외인 우완투수 찰리 쉬렉(29), 삼성 라이온즈의 외인 우완투수 릭 밴덴헐크(29), SK 와이번스의 좌완투수 김광현(26)의 ‘TOP4다.


▲ 트리플크라운 노리는 앤디 밴 헤켄
밴 헤켄의 올 시즌은 놀랍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다. 15승4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 중인 밴 헤켄은 다승 부문 1위,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승률 7할8푼9리는 2위의 성적. 탈삼진은 119개로 1위 양현종(KIA)보다 10개 적은 2위를 기록 중이다.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세 부문에서 1위에 오르는 투수들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칭호인 ‘트리플크라운을 충분히 노려볼만한 페이스다. 만약 밴 헤켄이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게 된다면 이는 2011년 KIA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이후 첫 트리플크라운. 당시 윤석민은 17승5패 평균자책점 2.45, 178탈삼진을 기록하며 역대 5번째로 왕좌에 올랐다.
특히 밴 헤켄은 한국야구 3년차를 맞아 점점 진화하고 있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2일 잠실 LG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5승째를 올리며 12연승째를 내달렸다. 12연승은 KBO 선발 최다 연속 경기 승리 기록. 종전 해태 조계현(현 LG 2군감독)이 1996년 세운 11경기 연속 승리 기록을 갈아치운 밴 헤켄의 목표는 메이저리그 신기록. 밴 헤켄은 1승만 더 추가하면 1931년 레프티 그로브가 기록한 13경기 연속 승리의 메이저리그 신기록과도 타이를 이루게 된다.
현재로서는 단연 올 시즌 최고 투수 1순위 후보다.


▲ ‘사자군단 에이스 밴덴헐크, 포효를 시작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에이스로 거듭난 밴덴헐크는 밴 헤켄을 위협할 1순위 후보다. 올 시즌 17경기서 거둔 성적은 12승2패 평균자책점 3.04다. 다승은 양현종과 함께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고 평균자책점은 3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승률 8할5푼7리는 단연 전체 1위의 성적. 부상 등으로 인해 밴 헤켄에 비해서는 5경기를 덜 나섰지만 페이스만큼은 밴 헤켄에 못지 않다.
특히 지난해 부진했던 전반기 이후 눈부신 후반기를 보낸 기세를 올해도 잇고 있다. 현 KBO 최강의 구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성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중. 6월 성적 3승1패 평균자책점 4.80의 부진 이후 7월부터 5경기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71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피안타율은 독보적이다. 부문 2위 류제국(LG)의 2할4푼2리와 무려 2푼 차이가 나는 2할2푼의 매우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밴덴헐크가 던지는 공의 위력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기록이다.
5할 승률보다 무려 31승을 더 거두고 있는 삼성의 1선발이라는 점도 호재. 승리를 쌓는 것은 어쩌면 시간문제일 수 있다. 밴 헤켄의 강력한 대항마다.

▲ ‘노히터 찰리, 막판 뒤집기는 가능할까
찰리는 3일 문학 SK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욕설을 퍼부어 퇴장당했다. ‘물의의 아이콘이 되기전까지 올 시즌 찰리를 표상하는 단어는 ‘노히터였다. 찰리는 지난 6월 24일 LG전에서 9이닝 3볼넷 7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 사상 최초이자 2000년 한화 송진우(5월 18일 광주 해태) 이후 14년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1경기 임팩트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찰리의 누적 성적 또한 뛰어나다. 평균자책점은 2.84로 부문 2위. 밴 헤켄과 함께 유이(唯二)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단 승수에서는 나머지 TOP4 선수들에 비해서 다소 못 미치는 9승을 기록, 윤성환(삼성) 등 5명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1위 밴 헤켄과의 격차는 무려 6승으로 매우 벌어져있으나 2위 그룹의 12승과는 아직 3승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올 시즌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NC이기에 막판 연승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뒤집기를 노려볼만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을지 여부. 물의를 일으킨 찰리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냉엄하기만 하다.
프로야구 2년차를 맞은 찰리는 개인적으로 최대의 위기에 몰려있다.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가장 극적인 시즌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노히터의 찬란한 영광이 ‘문제아로 전락하고마는 용두사미의 시즌이 될 수도 있다.

▲ 김광현, 국내 최고 좌완이 돌아왔다
3명의 외인투수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광현은 올 시즌 말 그대로 부활했다. 멀쩡히 활동했던 선수에게 붙이기에는 가당치 않은 표현일 수 있으나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150km를 육박하는 강속구, 예리한 슬라이더를 보면 ‘부활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올 시즌 성적은 11승6패 평균자책점 3.19. 다승 부문 3위, 평균자책점은 부문 4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4명의 투수 중 가장 떨어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그간의 경험치만 놓고보면 김광현은 절대 최고 투수 경쟁에서 뺄 수 없는 후보다.
부상으로 신음하기 이전 김광현은 류현진(LA 다저스)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이름을 떨쳤다. 2008년 다승 1위(16승) 평균자책점 2위(2.39) 탈삼진 1위(150개), 2009년 평균자책점 1위(2.80), 2010년 다승 1위(17승) 평균자책점 2위(2.37) 탈삼진 2위(183개) 등 트리플 크라운에 근접한 정상급 시즌을 수차례 보냈다.
최근 페이스도 절정이다. 현 1위부터 4위 팀을 모두 상대해 4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04의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남은 시즌에서도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가장 극적인 컨텐더이자 위협적인 도전자가 될 수 있다.
이들 4명과 다른 투수들 간의 격차는 상당히 벌어졌다. 양현종이 12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2위에 올라있지만 최근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4.19까지 치솟았다. 이제 시즌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고, 최고 투수들의 4강 구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견고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올 시즌 최고투수는 이들 ‘TOP4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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