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01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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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투자청(GIC)과 블랙록 등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쿠쿠전자 수요예측에 참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형적인 굴뚝산업인 전기밥솥 제조업체에 해외 '큰손'들이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보인 예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지난달 23~24일 실시한 수요예측에 GIC와 블랙록, 피델리티, 웰링턴 등 해외 기관들이 이례적으로 참여했다. 711개 기관투자가 중 약 70%가 해외 기관투자가였을 정도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분을 가져간 곳은 GIC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해외 투자가 관심이 워낙 뜨거워 처음에는 단체 컨퍼런스콜을 하다 나중에는 개별적으로도 진행해야 했을 정도"라며 "5일에 걸쳐 매일 70여개 해외 기관들과 컨퍼런스콜을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밥솥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진 쿠쿠전자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고, 정수기 렌탈 비즈니스를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이 높다는 점에 해외 기관들이 주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국내 전기밥솥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1위 업체로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30만~40만원대의 고가 프리미엄 압력밥솥을 내놓으며 중국산 저가 제품과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특히 해외 기관들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국가 수출을 늘려 매출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수출시장인 중국의 홈쿠킹 가전시장은 지난 10년 간 3배 이상 증가했고, 중산층 확대로 향후 프리미엄 밥솥 시장이 향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웨이, 교원, 동양매직, 청호나이스 등 경쟁 업체보다 훨씬 늦은 2010년 정수기 렌탈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쿠쿠' 브랜드로 안정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된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정수기 렌탈시장 시장 점유율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렌탈 비즈니스는 매달 현금이 들어와 상당히 매력적인 캐시카우(cash cow)"라며 "코웨이의 해외 기관 보유 비중이 50%를 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올 하반기 국내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작용하면서 수요예측이 더욱 흥행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2012년과 지난해 국내 IPO 시장이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올 하반기부터 공모주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해외 기관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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