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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공작기계업계, M&A 바람부나
입력 2014-08-04 14:07  | 수정 2014-08-13 18:48

[본 기사는 07월 31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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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기계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기계 만드는 기계'로 국내 제조업 기반 산업의 근간이 돼 온 중소형 공작업체들이 업황 침체와 대규모 자본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살 길을 찾는 모습이다.
31일 M&A업계에 따르면 소형 정밀공작기계 제조업체 디엠씨는 최근 회사 매각(경영권 및 지분 100% )에 대한 예비입찰을 마치고 공작기계업체 한 곳과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인수의향서(LOI) 접수 당시 중국업체를 포함해 4~5곳이 디엠씨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70년 업력을 보유한 디엠씨는 휴대전화, 자동차용 소형 부품을 정밀하게 가공·절삭할 수 있는 차세대 선반을 주로 생산해 중국·터키 등 20여개국에 수출했던 중견업체다. 지난 2012년에는 매출액 730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하는 등 동종 상장업체에 비해서도 규모가 작지 않았다.
그러나 자본을 앞세운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 등 국내 대형업체들과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일본업체에 밀리며 지난해부터 갑자기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재무 악화로 디엠씨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관계사인 또 다른 공작기계업체 아이에스엠티도 매물로 나온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작기계 시장은 수많은 중소기업이 생산주체로 난립해 있는 상황이지만 생산액 규모로 보면 대기업 중심의 과점체제가 형성돼 있다"며 "확실한 기술력 우위에 있지 않으면 수요처 변동에 따라 실적이 급격히 흔들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넥스턴의 경우 지난 5년간 꾸준히 30억~4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다. 대규모 자본과의 경쟁, 최근 2년간의 실적 하락세로 인해 내부적으로 성장 전략을 고민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형 공작기계업체들의 실적 하락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5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남겼던 남선기공은 지난 2007년 이래 영업이익 5억원을 넘겨본 적이 없다. 남선기공은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회장사이기도 하다.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정밀기계는 지난 2012년 매출액 1000억원을 넘기고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벌써 지난해(30억원) 수치에 근접했다. 서암기계공업 역시 지난해에 영업이익(20억원)이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관계자는 "공작기계 시장이 다품종 소량 체제로 전환하면서 공통시장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자본력을 바탕으로 정밀도가 높고 기능성이 좋은 품종을 개발·생산할 여건이 안되는 업체들은 생존법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재 공작기계협회에 등록된 관련업체는 180여개다.
■<용 어>
공작기계: 금속을 깎거나 구멍을 뚫고 연마하는 기계.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 대형 기계부터 휴대전화 같은 소형 기계 부품 제작에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가공을 통해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제품 형상을 가공하는 절삭기계와 형태를 변형시켜주는 성형기계로 분류된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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