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 주식형 부진 씻고 `펀드 명가` 재건하나
입력 2014-08-03 17:21 
'대박 펀드' 신화로 펀드 투자 열풍을 이끌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춤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수익률을 회복하며 '펀드 명가' 재건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은 2007년 인사이트 펀드가 설정 보름 만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고, 브릭스펀드 등이 연이어 인기를 끌면서 펀드시장의 강자로 군림했으나 이후 인사이트 펀드 수익률 하락과 투자자 이탈로 고전해왔다. 이 사이 글로벌 진출과 대체투자를 강화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는 화려했던 옛 명성을 지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미래에셋이 올해 들어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를 앞세워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이 특히 강점을 보이고 있는 펀드는 연금펀드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연금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연금저축펀드'가 23.69%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은 이 펀드 외에도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연금저축펀드'가 15.14%,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연금저축펀드'가 12.43%의 수익률을 올려 3개 펀드가 수익률 10위 안에 포함됐다.
연금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는 가치주ㆍ배당주 펀드가 많았고, 글로벌헬스케어와 해외 투자 펀드도 좋은 성과를 보였다. '한화연금저축글로벌헬스케어펀드'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 '산은퇴직연금S&P인프라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연금펀드 시장에서의 경쟁이 의미를 갖는 것은 최근 국내 펀드시장에서는 자금이 몰리는 몇 안 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일반 공모펀드에서는 올해 들어 3조3958억원이 빠져나갔지만, 같은 기간 연금펀드에는 1조1786억원이 신규 유입됐다.
연금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0조원을 돌파했으며, 7월 말 현재 11조3000억원까지 늘어났다. 2010년 이후 연평균 25%의 가파른 성장세다.
고령화와 노후 대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연금펀드 시장을 잡아야 펀드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은 연금펀드 시장에서의 탁월한 성과를 바탕으로 펀드 명가 재건에 나선다는 각오다. 해외 채권형, 글로벌 주식형에서는 이미 강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국내 주식형 펀드 성과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최근의 성과 개선은 장기 투자하는 운용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며 "매매 회전율이 낮아지고, 이는 간접비용 감소로 이어져 수익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매매 회전율은 2012년 200%에서 지난해 70%, 올해 상반기 30%로 낮아졌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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