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LTV·DTI 완화 이후 주말 부동산 시장은…
입력 2014-08-03 17:10  | 수정 2014-08-03 20:19
"매수자들이 줄을 섰는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들이는 바람에 물건이 없어서 거래를 못하고 있어요. 매도 호가가 하루 새 2000만~3000만원 올랐습니다." (서울 개포동 세진부동산 관계자)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시행 첫 주말인 2일 개포주공3단지 상가 내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휴가철인데도 투자자들의 전화 문의가 이어졌다. 바로 전날 이 아파트 전용 35㎡ 매물 두 개가 6억2000만원, 6억2500만원에 각각 거래되면서 시세가 6억1000만~6억3000만원으로 뛰었다.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추진으로 급랭했던 서울 강남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LTVㆍDTI 완화로 가장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 재건축 단지는 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저가 매물이 사라지면서 가격이 2ㆍ26대책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모양새다. 일부 간판 아파트값은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전용 76㎡가 9억원에 실거래됐으며 전용 84㎡도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비수기인데도 하루에 1~2건씩 거래되면서 호가가 수천만 원 올랐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로얄부동산 황희두 이사는 "휴가가 끝나고 이사철이 시작되는 이달 말과 9월에 거래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매로 돌아선 세입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말 10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현재 9억7000만~10억원 선으로 2ㆍ26대책 이전 수준으로 올랐다. 잠실엘스 전용 84㎡도 10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말과 지난달까지 매물이 30여 개에 달했지만 지금은 급매물이 대부분 팔려서 매물이 10개도 채 안 된다. 잠실1번지 김찬경 대표는 "매물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갑자기 호가를 올리는 바람에 계약 직전에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실수요자 위주의 강북 지역과 수도권은 대부분 문의만 조금 늘어나는 데 그쳐 매매 심리가 살아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1일부터 금융회사들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대한도를 70%로 일률 적용해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은행창구의 사정은 달라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은 금융당국의 공문에 따라 LTV를 70%로 산정해 지난 1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다만 각 은행은 최근 5년간 경락가율(주택 경매 시 낙찰가 비율) 등 담보물의 건전성을 따져 한도를 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금융당국이 정한 최대 한도인 LTV 70%를 적용하지만 서울 지역 단독주택이나 지방 아파트는 최대 한도에 미치지 못한 60%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대출상담을 받으려던 금융소비자들이 실망한 채 돌아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혼란은 금융당국의 발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LTV 완화는 대출금 최대 한도를 늘리는 것이지 모든 금융소비자의 대출을 LTV 70%까지 적용하라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은 대출 신청건의 담보건전성ㆍ지역ㆍ만기 등을 각각 살펴 대출가능금액을 정하기 때문에 건건마다 대출한도는 다를 수 있다.
[김태성 기자 / 임영신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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