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수익성 악화 덫에 빠진 은행-②] `스마트폰뱅킹 사용자 4000만 시대`…은행 脫점포화 가속
입력 2014-08-01 08:34 

#직장인 김호규(가명·35)씨는 은행을 방문한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웬만한 은행 업무는 스마트폰을 통해 모두 해결한다. 적금, 펀드가입부터 신용대출, 외화송금, 공과금 납부, 심지어 대출도 은행 방문이 필요 없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은행 앱(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기다림 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주부 최선희(가명·55)씨는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을 통해 모든 은행 업무를 본다. 10년 전만해도 요즘같이 은행 업무가 편리해질지는 상상도 못했던 최씨. 그에게 은행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는 '번호표를 뽑고 길게 늘어선 줄'이었다. 최씨는 과거 은행 업무 때문에 가고 오고 종종 긴 시간 기다려야했던 것을 생각하면 '세상 참 좋아졌다'고 느낀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금융지주사 출범, 은행 간 합병, 외국계 자본의 국내은행 인수 등을 통해 금융 산업의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들은 경영효율화에 주력하면서 리스크관리 능력, 차별화된 마케팅 역량,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한 내부 혁신역량 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경영효율화 행보의 일환으로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뱅킹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은행들이 과거 점포 중심의 영업에서 탈(脫)점포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점포는 통폐합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용절감과 업무효율성 등의 개선을 위해 은행들이 2009년 12월 처음 시작한 스마트폰뱅킹이 대중화되고 있다. 올해 3월말 현재 스마트폰뱅킹 등록고객은 4034만명으로 작년 12월말 대비 8.5% 증가해 서비스가 선보여진 이래 최초로 4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은행권 최초로 우리은행은 스마트폰으로 입·출금과 대출연장 등 창구거래를 할 수 있는 '우리 모바일 통장'을 이달 선보였다. 민주홍 우리은행 스마트채널전략부장은 "기존 모바일 뱅킹은 주로 이체·조회만 가능하나 모바일 통장은 종이 통장의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은행 업무가 모바일 위주로 재편되는 추세에 따라 역할이 축소된 은행 점포는 감소하고 있다. 실제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올해 들어서만 110여개의 점포를 통폐합(4월말 기준)했다.
이런 현상은 스마트폰뱅킹 확산으로 은행 점포의 역할이 축소된 탓도 있지만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를 비롯,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은행의 수익성 악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2011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93%, 2012년에는 6.89%로 떨어지더니 2013년 들어선 2.98%로 대폭 악화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구한 값으로 대표적인 투자 지표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율 역시 같은 기간 2.48%에서 1.82%로 악화됐다.
KB국민은행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동 기간 ROE은 9.76%에서 4.21%로 반토막 났다. 순이자마진율은 2.50%에서 1.91%로 하락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영업 측면에서 새로운 채널 구상과 함께 점포 축소 등 경영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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