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철수, 재보선 실패로 리더십서 `철수`
입력 2014-07-31 14:24 

7·30 재·보궐선거 참패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가 사실상 4개월여 만에 막을 내렸다.
전략공천 실패 논란 속에 15곳 중 단 4곳의 승리에 그쳐 당초 내년 3월로 예정된 1년의 임기를 반도 채우지 못하고 퇴진한 것이다.
두 대표 중에서도 차기 대권주자 행보에 제동이 걸린 안 대표의 타격이 더 커보인다.
안대표는 지난 2012년 9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계에 본격 뛰어든 뒤 이듬해 4월 재보선 당선으로 원내에 입성했다. 이후 1년 가까이 독자 신당 창당을 준비하며 기존 정치권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안 대표는 신당 창당과 6·4 지방선거 참여가 예상되던 지난 3월 민주당과의 통합이라는 결단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안 대표의 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민주당과의 합당 결정을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고 표현한 바 있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양보, 2012년 대선 포기에 이은 세 번째 '철수정치'라는 비판과 '도로 민주당'이 될 것이라는 염려와 '제1야당'의 리더라는 정치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는 긍정적 기대감이 공존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안대표는 민주당과 함께 한 4개월 가량의 시간 동안 정치 지도자로서 두드러진 역량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를 잡았기 보다는 끊임없는 당내 '흔들기'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다.
지난 4월 통합신당 창당의 명분이 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내부 반발로 번복하면서 '약속의 정치'가 훼손된 것이 첫 번째였다.
이어 6·4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는 윤장현 광주시장의 전략공천을 강행해 당내 잡음에 휘말렸다. 윤 시장 외에는 자기 사람을 거의 공천하지 못해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보선에서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광주 광산을)과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서울 동작을)의 전략공천으로 불거진 당내 잡음이 완패라는 결과로 더욱 증폭되고 말았다.
권 전 과장과 기 전 부시장이 '안철수의 사람'은 아니나 안 대표는 공동대표로서 공천 문제에 대한 책임론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한편 안 대표는 재보선 패배 직후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결과는 대표들의 책임"이라면서 조기 사의를 표명했다.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측근들은 당장 차기 대선을 겨냥한 조급한 행보를 보다는 차분히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정국 구상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내 기반이 취약한 안 대표가 대표직까지 내놓으면 설 자리를 잃고 다시 독자세력화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당내에서 와신상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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