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차례 경위서만으론 해고 부당"

별다른 징계없이 경위서만 십 수 차례 받은 뒤 바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가장 무거운 징계인 해고 결정을 하기 전까지 단계적으로 징계 수위를 높여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택시공제조합에서 보상업무를 담당해 온 최 모씨는 2003년 3월 피해자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냈습니다.

넉달 뒤에는 지시를 받고도 사건 처리를 하지 않았다며 또 경위서를 썼습니다.

최 씨는 이렇게 직무태만과 과실 등의 사유로 1년6개월간 무려 14차례 경위서를 냈습니다.

그런데 경위서 외에 별 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았던 조합측이 2004년 11월 갑자기 인사위원회를 열고 최 씨를 해고했습니다.

최 씨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부당한 해고라며 최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근로자에게 가장 무거운 면직처분을 내리기 전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부터 순차적으로 수위를 높여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 김정욱 / 행정법원 공보판사
-"중간에 한 번도 경고나 주의가 없다가 갑자기 14가지 경유서 사유를 한꺼번에 들어서 가장 무거운 징계인 해고까지 한 것은 과하다는 판결이다."

조합 측은 최 씨의 해고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박제일 / 전국택시공제조합 총무부장
-"아무 이유도 없는 직원을 징계하는 것은 기업에서 있을 수 없는 상황이고, 그 직원에 대한 징계 사유는 회사로서는 충분히 규정에 맞게 처리했다고 생각한다."

강태화 / 기자
-"경위서만을 근거로 한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번 판결은 앞으로 근로자의 징계와 면직에 대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