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구제역 방역대책본부장인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해외 출장을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주 부지사는 지난 28일 공무원, 대학생 등과 함께 4박 5일 일정으로 '한중 청년포럼' 행사 차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 포럼은 산시성 서북대학교와 허난성 허난대학교에서 2차례 현지 학생들과 만나 관광 의료홍보 설명회를 비롯해 대학생 교류확대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행사 기간에는 참여 대학생들의 장기자랑과 박물관 견학, 광복군 기념비 참배 등 일정도 있다. 중국과의 문화 인문 교류를 확대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 효과를 노리겠다는 게 행사 취지다. 이 행사는 지난해 경주와 안동에서열린'제1회 한중 청년 포럼'의 답방 차원에서 마련됐다.
하지만 구제역으로 인해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방역대책의 총괄 책임자가 해외 출장에 나선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주 부지사가 출국한 날은 고령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온날이었다. 이 때문에 의성군에 이어 고령군에서까지 구제역이 발생하자 전국적으로 구제역 공포가 확산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도 농축산국 직원들은 총 동원돼 방역 활동과 예찰 활동에 나서고 있고 축산농가에 대한 백신접종 실태 확인하는 등 진땀을 빼고 있다. 경북도 한 직원은 "구제역 때문에 온 직원들이 철야로 근무 중인 상황에서 대책본부장이 해외 출장을 가는 건 적절치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원래는 도지사가 참석하려고 했지만 구제역 때문에 행정부지사로 참석 인사를 변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의성·고령 농장에서 발생한 돼지 구제역은 해외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최규 경북대수의과대학 교수(중앙역학조사위원)는 30일 도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2010∼2011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상존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 바이러스가 2010∼2011년 우리나라와 베트남, 일본, 중국, 태국 등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는 95% 정도의 일치도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경북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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