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랜드 맞춘 `프랜디` 컨셉을 그대로 담았다"
입력 2014-07-30 13:31  | 수정 2014-07-31 17:09

한적한 호숫가 들판에 미니밴 한대와 텐트가 쳐져 있다. 여기서 젊은 아빠와 아들이 공을 던지며 휴가를 만끽한다. 지난 6월부터 방송을 타기 시작한 기아차의 '올 뉴 카니발'의 TV 광고 글램핑 편의 한 장면이다.
이 광고는 광고포털 'TVCF'이 일반인 패널 7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반기 광고 평가 'AD 컨슈머리포트'에서 자동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광고의 광고 만족도 평점은 4.97점으로 업종평균 4.71을 크게 웃돌았다.
28일 서울 압구정동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에서 만난 조용원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상무)는 "올 뉴 카니발이 런칭된 이후 시장 반응이 뜨거워서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고무돼 있는데 광고까지 좋은 호평을 받아 놀랍고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1986년 현대자동차로 입사해 1999년 기아차 해외마케팅 업무를 맡은 이후 줄곧 국내외 마케팅 분야에서만 일해온 기아차의 대표적인 마케팅 전문가다.

프리런칭편을 포함해 총 3편으로 구성된 이 광고는 아빠와 아이가 야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과 새로 출시된 올 뉴 카니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실 올 뉴 카니발은 11인승 또는 9인승으로 아웃도어 캠핑에 적합한 SUV보다는 승합차쪽에 더 가깝다. 하지만 광고는 캠핑용카로서의 '패밀리형 프리미엄 미니밴'의 이미지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조 실장은 "미니밴은 가족이 많거나 짐이 많은 자영업자가 주로 타게 되는데 그러면 시장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라며 "올 뉴 카니발은 캠핑용카로서 충분히 어필될 수 있어 SUV쪽에 관심이 많은 수요층으로 타깃을 확장하는 전략에서 광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메인 타깃인 '활동적이고 가족지향적인 35~44세의 젊은 아빠'들이 공감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려고 했다"라며 "세련된 외관 디자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용도성과 넓은 공간성을 가족의 아웃도어 라이프와 함께 감성적으로 표현해 올 뉴 카니발과 함께 가족 캠핑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아차는 올 뉴 카니발의 판매목표를 월 4000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국내 미니밴 시장의 수요가 그 정도일 거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출시 두 달만에 판매대수 2만대를 돌파했다. 그만큼 SUV 고객들이 올 뉴 카니발로 넘어왔다는 의미다.
조용원 실장이 꼽는 좋은 광고는 ▲메시지가 명확할 것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할 것 ▲감성적인 측면이 가미될 것, 세 가지다.
올 뉴 카니발 광고를 보면 그가 꼽은 좋은 광고의 조건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
그는 "여러 가지 메시지를 주려고 하면 시청자가 혼란스러워하고, 상품 광고가 기아차의 다이나믹하고 스포티한 브랜드 이미지와도 매치가 돼야 한다"라며 "또 너무 상품 위주로, 정보 위주로 가면 당장 이해하기는 쉬워도 장기적으로는 매력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잔잔한 가족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다보니 막상 광고해야 할 대상인 '올 뉴 카니발'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니발 자체가 경쟁자가 없는 확고한 브랜드 위상을 갖추고 있어 단순히 '카니발이 새로 나왔다'는 것 정도만 언급해도 충분히 광고 효과가 나올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상품을 너무 강조하면 감성적인 부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라면서 "시대적인 트렌드가 친구같은 아빠, 자상한 아빠 등 프랜디(Friendly Daddy)로 움직이고 있어 이들에게 어필하는 걸 전략적 방향으로 설정했고 광고는 목표로 했던 방향성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떠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라는 광고 카피도 인상적이다. 이 카피를 중심으로 '때론 검색이 아닌 경험으로 너만의 답을 찾아봐', '3D, 4D도 지금 이 하늘의 감동을 전해줄 순 없단다' 등의 메시지가 이어진다. 'AD 컨슈머리포트'에서 광고 카피에 대한 호감도는 7.00점 만점에 5.11점으로, 전체 평균 4.70, 업종 평균 4.73을 크게 상회했다.
경관이 좋은 자연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편안하게 촬영한 CF처럼 보이지만 광고를 런칭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일단 이 광고의 배경이 되는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로 그 곳까지 차량을 싣고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데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됐다. 올 뉴 카니발을 버리고 오는 게 제작비가 더 적게 들 정도였다. 또 애초에 메인 카피의 후보로 '인생은 축제다'가 있었고 젊은 층에서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 때문에 접어야 했다.
현재 조 실장은 올 하반기 출시되는 쏘렌토 후속(프로젝트명 UM) 모델의 마케팅 전략을 짜는데 힘을 쏟고 있다. 쏘렌토는 2010년 이후 매년 20만대 이상 판매되는 기아차의 대표 SUV로 회사에서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
조 실장은 "소비자분들에게 좋은 광고를 만들어서 좋은 제품을 정확히 알리고 싶고 제품을 더욱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라며 "소비자들이 우리 광고를 좋게 봐주시는 것은 물론 그 속의 진정성도 알아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