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을 알려주는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잘못된 경보를 내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도심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멕시코 현지 신문 엑셀시오르는 29일(현지시간) 지진 발생 경보를 하는 모바일앱 스카이얼러트(SkyAlert)가 전일 낮 12시 16분께 '수 초 내에 강한 지진이 예상된다'고 경보했다.
해당 경보는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멕시코 중부 지역을 대상으로 해당 모바일앱 사용자들에게 일제히 전파됐고 일부 대형 건물 등에서 근무하던 사무원 등 수천여명이 길거리로 황급히 대피했다.
그러나 지진이 발생하지 않자 스카이얼러트 이용자들은 트위터에 '술 취했냐', '지진이 아니면 날 좀 가만 내버려둬라' 등 비난의 메시지를 남겼다.
오보를 뒤늦게 파악한 스카이얼러트는 이용자들의 대거 이탈을 우려해 깊이 사죄하고 사고 경위를 파악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공지했다.
스카이얼러트는 처음 정부가 전달하는 지진 경보시스템에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확인 결과 수신한 메시지를 지진 경보로 잘못 해석한 것으로 자체 조사 결과 밝혀졌다.
미겔 앙헬 만세라 멕시코시티 시장은 이번 경보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 것이 아니며 기상청에는 지진이 감지되지 않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지진은 이날 새벽 5시46분께 동부 베라크루스주에서 일어났다.
규모 6.3으로 발생해 멕시코시티의 가옥 등에서도 조명이 흔들리는 등 진동이 감지됐으나 현재까지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스카이얼러트를 사용하는 한 한국 교민은 "어제는 건물 16층에서 계단을 이용해 황급히 대피했지만 별일이 없었다"며 "오늘 새벽에는 지진이 있었는데도 모바일앱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시티는 지난 4월과 5월 규모 6∼7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해 도심의 건물에서 수천명이 거리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멕시코시티는 3개의 지질 구조판이 맞물린데다 침전물이 가라앉은 호수 지반 위에 형성돼 있어 진앙이 수 백㎞ 떨어져 있어도 진동이 쉽게 전달되는 등 지진에 취약하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지난 1985년 규모 8.1의 지진이 발생해 1만여명 안팎이 사망하고 기간시설이 대거 파괴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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