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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투수 육성론, ‘하영민과 조상우·한현희는 달라’
입력 2014-07-30 07:05 
염경엽 넥센 감독이 선발투수 육성론을 밝혔다. 하영민,조상우,한현희(왼쪽부터)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선수마다 다른 케이스로 접근해야 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선발투수 육성에 관한 생각을 단적으로 나타낸 한 마디다.
염경엽 감독은 29일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투수 육성의 원칙에 대해 언급했다. 염 감독은 선수마다 특성이 다르므로 애초에 선발 자원으로 분류하여 육성할 것인지, 아니면 불펜에서 경험을 쌓은 뒤 선발로 전환할 것인지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염 감독은 또 이 과정에서 하영민(19)과 조상우(20)·한현희(21)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영민이는 힘이 없어 중간으로는 안 되는 케이스다. 반면에 상우와 현희는 중간(투수)으로 가능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며 하영민은 처음부터 선발로 육성해야 하는 자원, 조상우와 한현희는 중간투수로서 경험을 쌓아 향후 선발로 전환할 것인지를 고려해볼 수 있는 자원으로 분류했다.
염 감독은 하영민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꾸준히 선발로만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앞으로 후반기 투수 운용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하영민은 일주일을 쉬고 등판했을 때 좋았다”며 일주일을 쉬면서 한 번씩 좋았던 팀을 상대로 등판시킬 것”이라고 말해왔다. 꾸준히 선발로 등판하여 자리 잡아 나가게 만들려는 계획. 실제로 하영민은 올 시즌 13경기에 출장했는데, 그 중 12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3승 5패 6.94의 평균자책점으로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는 성적이었지만 염 감독은 하영민의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반면 조상우에 대해서는 지금도 잘해주고 있지만 좀 더 안정적이게 됐을 때 선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그리고 그 시점은 올해는 물론 아니며, 내년 시즌도 이를 것이라고 여겼다. 즉, 향후 조상우를 선발로 돌린다고 해도 그 시점은 내년 시즌을 마친 이후라고 내다본 것이다. 물론 선수와의 협의를 통해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선발 전환 순서도 조상우에 앞서 한현희가 먼저 전환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지난 28일 문학 SK전서 3⅓이닝으로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를 한 조상우의 투구에 대해 조상우에게 미리 긴 이닝을 던져야 한다고 얘기해줬다”며 직전 경기서 연투한 한현희를 쓸 수 없었던 상황에서 혼자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훌륭하게 완급 조절을 해낸 조상우의 피칭을 칭찬했다. 부상 이후 더 좋아졌다”고 자평했던 조상우의 멘트에 대해서도, 부상 이후 좀 더 여유가 생기고 도망가는 게 덜해졌다. 이제는 직구뿐만 아니라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긍정했다. 이어 자신감으로 하나하나가 채워지고 있다”며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제자의 활약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한편 전날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면서 3실점 하고 조기 강판된 선발 강윤구(24)에 대해서는 ‘완전 실망이라는 말로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스스로도 얼마나 실망했겠나.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된다”며 꾸준히 기회를 줄 것을 시사했다.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모든 걸 뜯어 고치면 된다. 멘탈적으로 포기하지 않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5년은 남았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발전하면 15년은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고 강윤구의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판단은 이미 끝났다. 염 감독의 머릿속에서 하영민·강윤구는 꾸준히 선발로, 조상우·한현희는 중간에서 경험을 쌓아가며 기회가 된다면 향후 선발로 전환할 수 있는 자원으로 분류돼 있다. 앞으로 넥센의 기둥이 될 이 어린 선수들이 각자 선발과 중간에서 어떻게 더 크게 성장해 가는지에 따라 염경엽 감독의 투수 육성론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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