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가 낮은 대신 수익률이 높은 고수익ㆍ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 투자에서 국내와 국외 간에 엇갈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는 공모주 우선 배정을 노릴 수 있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지난 4월 출시돼 4개월만에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 반면 올해 들어 승승장구하던 해외 하이일드펀드는 최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월 처음 출시된 국내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누적 설정액이 지난 28일 기준 80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이후 5월 1282억원, 6월 2649억원, 7월 3780억원 등 매월 수천억 원씩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인기는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출시됐던 일반 공모주 펀드들은 기관 공모 배정 물량 50%를 놓고 기관들끼리 청약 경쟁을 벌여 우량 공모주의 경우 100대1을 넘는 높은 경쟁률 때문에 펀드 순자산 대비 공모주 투자 비중이 미미했다.
하지만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물량 10%를 놓고 하이일드펀드끼리만 경쟁을 하기 때문에 평균 경쟁률이 크게 낮다. 그만큼 펀드 순자산 대비 공모주 편입 비중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총 2459억원을 공모하는 쿠쿠전자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599대1을 기록했지만, 우선배정물량(245억원)에 대한 하이일드펀드(투자 가능 금액 1430억원) 간 경쟁률은 최대 5대1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대형 우량주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인기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설정액이 1조원을 넘어가면 공모금액 수천억 원 미만 중소형 종목의 경우 우선배정 매력이 희석될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최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상장이 예정된 삼성SDS와 제일모직 공모 물량을 담기 위한 것"이라며 "당분간 국내 하이일드펀드로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들어 1조원에 가까운 투자자금을 끌어모으며 인기몰이를 했던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꾸준히 유입되던 투자금도 순유출로 돌아서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0.09%로 해외채권형 가운데 유일하게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속도도 점차 느려지더니 지난 일주일간은 272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하이일드펀드에서도 이달 들어 64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안팎에서 조정 우려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란 선진국에서 발행된 글로벌 신용등급 BB+ 이하 투기등급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채권 가격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고 BBB+ 이상 투자등급 채권이나 국채에 비해 높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국내시장에선 연초 이후 9163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금리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하이일드 채권 가격이 너무 올라 과열 양상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수익률이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선 하이일드 채권의 높은 수익률만 부각되다 보니 뒤에 숨겨진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손은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이일드 채권시장의 경우 소수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 규모가 제한적이고 유동성도 떨어진다"며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시작되면 '팔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 신용등급 BBB+ 이하 하이일드 채권을 30% 이상 포함해 총자산의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종합소득세와의 분리과세 및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이 있다.
[최재원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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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공모주 우선 배정을 노릴 수 있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지난 4월 출시돼 4개월만에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 반면 올해 들어 승승장구하던 해외 하이일드펀드는 최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월 처음 출시된 국내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누적 설정액이 지난 28일 기준 80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이후 5월 1282억원, 6월 2649억원, 7월 3780억원 등 매월 수천억 원씩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인기는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출시됐던 일반 공모주 펀드들은 기관 공모 배정 물량 50%를 놓고 기관들끼리 청약 경쟁을 벌여 우량 공모주의 경우 100대1을 넘는 높은 경쟁률 때문에 펀드 순자산 대비 공모주 투자 비중이 미미했다.
하지만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물량 10%를 놓고 하이일드펀드끼리만 경쟁을 하기 때문에 평균 경쟁률이 크게 낮다. 그만큼 펀드 순자산 대비 공모주 편입 비중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총 2459억원을 공모하는 쿠쿠전자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599대1을 기록했지만, 우선배정물량(245억원)에 대한 하이일드펀드(투자 가능 금액 1430억원) 간 경쟁률은 최대 5대1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대형 우량주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인기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설정액이 1조원을 넘어가면 공모금액 수천억 원 미만 중소형 종목의 경우 우선배정 매력이 희석될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최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상장이 예정된 삼성SDS와 제일모직 공모 물량을 담기 위한 것"이라며 "당분간 국내 하이일드펀드로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들어 1조원에 가까운 투자자금을 끌어모으며 인기몰이를 했던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꾸준히 유입되던 투자금도 순유출로 돌아서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0.09%로 해외채권형 가운데 유일하게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속도도 점차 느려지더니 지난 일주일간은 272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하이일드펀드에서도 이달 들어 64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안팎에서 조정 우려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란 선진국에서 발행된 글로벌 신용등급 BB+ 이하 투기등급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채권 가격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고 BBB+ 이상 투자등급 채권이나 국채에 비해 높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국내시장에선 연초 이후 9163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금리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하이일드 채권 가격이 너무 올라 과열 양상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수익률이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선 하이일드 채권의 높은 수익률만 부각되다 보니 뒤에 숨겨진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손은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이일드 채권시장의 경우 소수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 규모가 제한적이고 유동성도 떨어진다"며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시작되면 '팔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 신용등급 BBB+ 이하 하이일드 채권을 30% 이상 포함해 총자산의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종합소득세와의 분리과세 및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이 있다.
[최재원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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