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 생존학생 "해경, 갑판서 헬기 탑승만 도와"
입력 2014-07-29 14:43 

세월호 사고 당시 해경이 적극적인 구조를 시도하지 않고 갑판에만 머물렀다는 생존학생의 증언이 나왔다.
학생들은 사고 자체가 아닌 사고 이후 미흡한 조치로 희생자들이 늘어났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29일 오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전날에 이어 단원고 생존 여학생 7명이 증인으로 나섰다.
4층 B28 선실에 머물던 A양은 "선실에서 갑판까지 오르막인데 옆방에 있던 아저씨가 커튼을 뜯어서 만든 로프를 내려줘서 잡고 올라왔다"며 "갑판에 도착해보니 해경이 계단 옆 외벽에 서 있었다"고 증언했다.

배 안에 사람이 많다고 말해줬느냐는 검사 질문에는 "해경이 위에서 다 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친구로부터 해경이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은 올라오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일반인 승객의 도움을 받아 B23 선실에서 나왔다는 B양은 갑판에서 헬기를 탈 때에만 해경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고, C양은 "갑판에 있던 해경이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말했다.
D양은 "해경은 갑판 외벽에 서서 헬기로 올려주기만 했고 생존자들이 빠져나오던 출입구 쪽으로 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해경이 서있던 외벽과 출입문이 떨어져 있어 배 안쪽을 살펴보기 어려웠을 것 같고 헬기 소리 때문에 살려달라는 비명을 들었을 가능성도 작다"고 덧붙였다.
생존학생들은 승무원과 해경 등의 미흡한 사고 대처로 인명피해가 늘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우리는 단순히 수학여행 길에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사고 후 잘못된 대처로 이렇게 많은 목숨을 잃은 것"이라며 "탈출 당시 건너편 친구랑 눈이 마주쳤는데 결국 배에서 나오지 못한 그 친구가 바닷물에 잠긴 모습이 떠올라서…"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학생도 "대기하다가 탈출하는데 1시간 정도 걸렸으니 처음부터 대피하라고 했으면 훨씬 많이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배 앞에 구명보트라도 있었다면 뛰어내렸을 텐데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전날에 이어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승무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호소하며 증언을 마무리했다.
오후 재판에는 남학생 11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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