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저소득층 할인매장 달러트리 월마트와 맞짱
입력 2014-07-29 13:36 

우리나라 천원숍과 유사한 저가할인체인점 달러트리가 경쟁업체 패밀리달러를 인수, 세계최대 소매유통공룡 월마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달러트리는 85억달러(8조7,000억원)에 패밀리달러를 인수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액자.학용품.가정생활용품 등 수천가지 저가제품을 1달러나 그 이하 가격으로 판매하는 달러트리는 저소득층을 주고객으로 삼는 저가할인체인(달러스토어)업계 3위업체다. 이번에 매장 숫자가 달러트리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2위 업체 패밀리달러를 집어삼키면서 매장수를 1만3,000개 이상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매장수 1만1,338개를 자랑하는 기존 업계 1위 업체 달러제너럴을 가볍게 제치는 것은 물론 세계최대 할인매장 월마트 매장수보다 더 많다. 패밀리달러 인수를 통해 달러트리가 최근 저가할인매장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월마트와 진검승부에 나설 것이라는게 업계 진단이다.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저소득층 구매력이 확 떨어지면서 저가할인매장 시장이 큰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달러제너럴, 패밀리달러, 달러트리 등 3대 저가할인체인 매장숫자가 지난 10년간 1만개나 급증, 2만4,000개로 확 늘어난 상태다. 연내에 추가적으로 1,000개 저가할인매장이 더 들어설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저소특층 구매력은 아직도 취약한 상태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4~2012년사이에 3만달러 이하를 버는 가계 소득은 오히려 1% 떨어졌다. 이처럼 구매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세제나 시리얼 등을 낱개로 저가에 판매하는 저가할인매장을 자주 찾게됐다. 또 저가할인매장숫자 자체가 많은데다 대부분 도심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교외지역에 초대형매장을 가지고 있는 월마트보다 이용하기 편리한 점도 저가할인매장이 급속도로 확산되는데 도움을 줬다. 저가할인매장이 큰 인기를 끌면서 월마트도 지난 2년간 소규모 저가할인매장을 두배나 늘려 407개나 세웠다. 앞으로 수년간 저가할인매장수를 2,000개로 늘릴 예정이다. 또 다른 대형유통업체 타겟도 지난주 저가할인매장 타겟익스프레스를 개설, 역시 저가할인매장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이처럼 월마트 등 대형할인매장들이 저가할인시장에 본격 진출하자 위협을 느낀 달러트리가 패밀리트리를 전격 인수, 규모의 경제로 승부를 걸고 나섰다는게 시장 분석이다. 내년초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인 달러트리는 1만3,00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하게됨에따라 제품 공급업체와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또 매장인력 재조정.간접비용 절감을 통해 연간 3억달러의 경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건으로 패밀리달러지분 9.4%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도 대박을 터트렸다. 그동안 패밀리달러 매각을 강하게 요구해온 아이칸 회장은 이번 매각건이 성사되면 1억7,400만달러(1,780억원)의 투자차익을 거둘 것이라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