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 하반기 자본확충 초비상 "BIS비율 14% 지켜라"
입력 2014-07-28 17:48  | 수정 2014-07-28 19:14
은행권이 하반기 자본 확충에 비상을 건 것은 BIS 총자본비율 하락을 막고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자본ㆍ건전성 규제를 강화한 바젤Ⅲ 기준에 맞추기 위해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를 적극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 등은 자본 확충이 없을 경우 BIS 총자본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14.53%이던 국내 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지난 1분기 14.07%로 떨어졌다. 특히 은행이 충분한 자본 확충에 나서지 않으면 올해 말에는 13%대 중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금융당국은 예측한다. 은행권의 BIS 총자본비율이 14% 이상은 돼야 적정하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은행권의 BIS 총자본비율 하락은 자회사 매각이나 합병 등 개별적 사건뿐 아니라 위험가중자산 증가와 수익성 하락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은행권에서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졌다. 게다가 바젤Ⅲ에서는 은행이 기존에 발행했던 후순위채는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은행이 바젤Ⅲ에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코코본드를 자본 확충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코본드는 자본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공적자금 투입 등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주식으로 변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자본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증자도 유도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NH농협은행(4000억원), 전북은행(500억원)이 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38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완료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 여건상 은행이 코코본드로 인한 자본 확충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회사 매각, 우리금융지주와의 합병 등 이슈로 BIS 총자본비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생겼다. 15% 중반인 우리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추가 자본 확충이 없으면 합병 후 1%포인트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하반기에 최대 1조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한도를 금융당국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5000억원 규모의 조건부 후순위채 발행한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하나ㆍ외환ㆍ농협은행 등도 조건부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잇따른 대기업 부실로 인해서 올해 총자본비율이 12%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염려되고 있다. 다만 정책금융공사와의 합병 이슈로 인해서 자본 확충 계획은 추후에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과 수출입ㆍ산업은행 등 특수 은행은 14%, 지방은행은 13% 이상으로 BIS 총자본비율을 유지토록 가이드라인을 세워 놓고 있다. 바젤Ⅲ에 따르면 2016년부터 은행은 8% 이상 총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기본자기자본을 높이고 자본 보전ㆍ경기 대응 완충자본 등으로 보통주자본의 최대 7.5%를 따로 적립해야 한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하면 BIS 총자본비율을 14% 이상으로 유지해야 적정하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의 자본계획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배당 규모를 축소하는 등 관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코코펀드가 판매되더라도 전환ㆍ상각 등 위험을 내재한 상품인 만큼 적극 알려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규식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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