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라디오스타’, 독한 예능과 사생활 파헤치기의 딜레마
입력 2014-07-28 13:25 
사진=라디오스타 캡처
[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수 리사는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가 끝나고 자신의 트위터에 한 마디 글을 남겼다. 잘 지내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저한텐 웃기지 않아요” 자신과 송창의의 결별을 가볍게 언급한 것에 대한 불만의 소리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놈놈놈놈 특집으로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주연배우 송창의, 조정석, 오종혁, 장승조가 출연했다. 누가 보더라도 ‘블러드 브라더스의 홍보차 나온 네 명의 배우들은 안타깝께도 예능으로 최적한 된 이들이 아니었고, 그 중 장승조의 경우 본인 스스로도 생판 모르시겠죠?”라고 소개할 정도로 낯선 얼굴이었다.

예능경험이 부족한 배우들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평소에도 독한 예능으로 분류됐던 ‘라디오스타는 이날 수위가 더욱 높았다. 주 타킷은 작년 결별설을 발표했던 송창의와, 걸그룹 티아라 소연과 공식연애중인 오종혁이었다.

네 명의 MC 중에서도 특히 독설로 유명한 김구라는 방송 초반부터 리사가 엄친딸에 얼굴도 예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재주도 많았다. 또 리사 아버지가 외교관에 좋은 스펙을 갖고 있어서 잘 지켜보고 있었는데 둘이 사귄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해 송창의를 당황하게 했다. 옛 연인 리사가 갑작스럽게 언급되자 어쩔 줄 몰라하다가 이내 오랫동안 만났고, 좋게 헤어졌다”라고 말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소연의 이름 대신 ‘그분이라고 표현하며 최대한 말을 아끼던 오종혁도 피해갈 수 없었다. MC들은 천장을 보며 시선을 회피하는 오종혁에게 직설적으로 소연의 이름을 알렸다. 방황하는 눈빛을 보이던 오종혁은 결국 MC들의 입에서 소연의 이름이 나오자 왜 인지는 몰라도 쉬고 있다”며 짧은 근황을 알리며 마무리했다.

이후에도 MC들의 도 넘은 공격은 계속됐다. 공격의 화살은 4명의 게스트 뿐 아니라, 현재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에 출연 중인 백현에게도 돌아갔다. 뮤지컬 배우들 티켓파워 TOP3로 조승우, 조정석, 백현이라고 말한 김구라는 백현은 태연과 열애설로 표가 많이 떨어져 나갔다”고 폭로한 것이다. 순식간에 백현은 독설의 희생양이 됐고, 많이들 와주셔야 할 것 같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규현의 멘트는 김구라의 독설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며 종지부를 찍었다.

방송직후 ‘라디오 스타를 놓고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졌다. ‘라디오스타의 매력은 독한 멘트에 있다며 옹호하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는 무례한 독설은 재미가 아닌 불편했다는 입장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


남녀 간 이성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밌다. 처음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된 경위를 듣는 것도 재밌지만, 결별 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단 이 모든 것은 상대방의 동의를 구할 때다. 둘 중 한 쪽이라도 불편한 의사를 드러낸다면, 이야기를 한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민망한 상황이 펼쳐지고 만다.

‘라디오스타의 논란은 이와 같은 점을 잠시 간과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들은 재미라는 명목으로 각 인물들의 사생활을 파헤치며 웃고 즐겼고, 이는 그 사생활의 주인공 중 한명인 리사가 불만을 표하면서 후폭풍처럼 돌아왔다. 덕분에 그녀를 언급했던 출연진 뿐 아니라, 이들의 이야기에 웃고 즐겼던 시청자들 또한 불편해져 버렸다.

독함과 사생활 파헤치기는 엄연히 다르다. 아무리 독한예능을 표방한 ‘라디오스타라지만 독함과 기분 나쁨 사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한다면, 유쾌하지 못한 웃음만을 남긴 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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