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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업맨들의 시즌’, 홀드 경쟁 기록적인 페이스
입력 2014-07-28 07:33  | 수정 2014-07-28 07:37
삼성 안지만과 넥센 한현희가 팀의 84경기만에 나란히 시즌 20홀드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초로 한 시즌 두명의 30홀드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안정된 선발 투수들의 머릿수가 크게 부족하고, 많은 팀들이 ‘댁의 마무리는 안녕하신지 안부를 물어댈 만큼 잇달아 뒷문 불안을 겪어냈던 지난 넉달의 레이스. 덕분에 2014시즌은 각 팀의 허리의존도가 높아진 ‘셋업맨들의 시즌이 되고 있다.
타자들의 맹폭 속에 평균자책점, 다승, 세이브, 탈삼진 등 거의 대부분의 투수 부문이 다소 부진한 기록 수준에서 타이틀 홀더를 낼 전망인 가운데, 드물게 홀드만큼은 강력한 경쟁자들이 역대 최고 숫자를 겨루는 치열한 전장이 되고 있다.
◆ 나란히 ‘20홀드 안지만-한현희, 첫 시즌 30홀드 두명 나올까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3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한 삼성 안지만이지만, 아직 타이틀은 확신할 수 없다. 나란히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지난해 홀드왕 한현희(넥센) 역시 같은 날인 27일 인천 SK전에서 홀드에 성공, 한발짝도 양보 없이 20홀드를 채웠다.
똑같이 84경기를 치른 삼성과 넥센의 남은 경기수를 고려할 때, 두 불펜 에이스는 시즌 30홀드 페이스. 30홀드는 2006년 권오준(삼성)과 2012년 박희수(SK), 딱 두 명의 투수만이 성공했던 숫자로 한 시즌에 두 명의 30홀드 릴리프는 동시에 배출된 적이 없다.
안지만은 역대 최소인 35경기만에 20홀드를 돌파했다. 피안타율 0.224, 평균자책점 2.37의 안정된 피칭에 탄탄한 팀 전력까지 보태 확률 높은 기록 행진이 강점이다. 벌써 41경기를 던진 한현희는 홀드 20위권 셋업맨들 중 두번째로 많은 50⅔이닝을 던지면서도 2점대 평균자책점(2.84)을 지키고 있는 빼어난 위력투가 돋보인다.
◆홀드 10걸, 역대 최고 커트라인 될까
‘필승조 ‘추격조 ‘그냥 매일 나오는 조 등으로 조각조각 엮이고 있는 9개팀 릴리프들의 마당쇠 분전은 이번 시즌 뭉클한 무더기 홀드 기록으로 증명될 전망. 더불어 홀드 10걸의 커트라인은 역대 최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현재 20권 투수들이 모조리 시즌 두자릿수 페이스인 홀드는 15개에서 톱10 커트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계산된다. 홀드 기록이 생긴 이후 지난 14시즌 동안, 가장 높았던 10위 기록은 2011년과 2013년의 14홀드다. 한자릿수 홀드가 10걸에 들었던 시즌도 4차례나 된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11명이 15홀드 페이스인데다 14홀드 이상으로 예상되는 투수도 14명이나 된다.
이 중에는 이동현(LG) 정재훈(두산) 강영식 김성배 이명우(이상 롯데) 등 4강 혈투중인 빡빡한 팀들의 릴리프들이 대거 포함돼있다. 기록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등판 경기수는 넉넉하게 확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상과 체력관리가 포인트.
◆등판 경기수, 평균자책점으로는 저효율 홀드가 다수
홀드 개수는 역대 최고 페이스를 다투고 있지만, 타격의 2014시즌답게 올해 셋업맨들의 키워드는 ‘분전과 ‘고통이다.
홀드 20위권 투수들의 평균 등판 경기수는 40게임. 팀 경기수의 근 절반에 나섰다. 평균 38.73이닝으로 경기당 1이닝은 채 안 던졌지만 평균자책점은 4.50이나 됐다. 주로 승계주자들을 두고 틀어막으러 나왔던 릴리프들의 기록으로는 크게 미덥지 못한 숫자.
평균 홀드 개수는 10.65개. 홀드 20위권 투수들의 대부분이 ‘필승조임을 고려하면, 네번에 한번 꼴로 홀드를 챙긴 결과는 조금 섭섭한 효율. 셋업맨들이 벤치의 계산대로 뜸직하게 막지 못했던 이유도 있고, ‘필승조 ‘추격조의 구분을 제대로 지켜줄 여유가 없는 팀들이 상황에 관계없이 릴리프들을 쓰는 그림이 많은 결과이기도 하다.
[chicle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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