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커지는 'M&A자금' 대출 시장
입력 2014-07-27 18:10  | 수정 2014-07-27 21:59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금 운용처 발굴에 목마른 은행권이 앞다퉈 인수ㆍ합병(M&A) 전용 '대출펀드' 결성에 나섰다. M&A 인수금융이 새로운 먹을거리로 부상한 것이다. 다만 LG실트론에 투자한 국내 대표 사모펀드(PEF) '보고' 인수금융이 디폴트에 빠져 대출펀드 결성과 지원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KB자산운용과 손잡고 하반기에 7000억원 규모로 대출펀드를 결성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하나은행이 계열 증권사인 하나대투증권을 통해 4500억원대 대출펀드 결성에 나섰고, 신한은행은 지난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5650억원 규모 대출펀드를 조성했다. 신한ㆍ하나에 이어 국민은행까지 출사표를 내면서 매각 작업 중인 우리금융을 제외한 은행권 금융지주 계열 3곳이 모두 M&A 대출펀드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KB자산운용이 10~11월을 목표로 M&A 전용 대출펀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국민은행이 만드는 대출펀드는 지난달 결성된 신한 것보다 1000억원 이상 큰 규모며, 펀드 중 30%가량인 2000억원 이상을 은행 쪽에서 출자할 계획이다.
은행권이 앞다퉈 대출펀드 결성에 나서는 것은 틈새시장으로 부각된 M&A 인수금융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자금 집행 결정 과정이 복잡한데 펀드로 미리 자금을 만들어두면 필요할 때 바로 돈을 쏴줄 수 있다"며 "M&A시장 경쟁이 치열해져 투자 결정 신속성을 무기로 한 대출펀드 결성이 잇따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펀드 운용을 맡은 계열 증권ㆍ자산운용사 처지에서도 새로운 수수료 수익원이 생겨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비즈니스다. 돈이 준비된 곳에 M&A 기업의 자금 의뢰가 몰리고 영향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보고펀드 인수금융 디폴트 사태로 은행권 심사역들이 M&A 대출을 결정할 때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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