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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MBK 보유 대만 케이블TV 팔린다
입력 2014-07-25 14:39 

[본 기사는 07월 23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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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 대표주자 가운데 한 곳인 MBK가 보유한 대만 케이블TV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CNS)가 대만 2위 이동통신사와 모건스탠리 PE(사모투자) 컨소시엄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MBK는 1호 펀드 포트폴리오 가운데 씨앤앰·HK저축은행 등을 제외한 대부분 매물을 털어내며 자금회수에 속도를 내게 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가 보유하고 있는 CNS를 대만 파 이스톤(Far EasTone)통신과 모건스탠리 PE가 공동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CNS 인수를 위해 480억뉴타이완달러(약1조6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조달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인수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케이블TV업체 인수금융 비율이 통상 인수금액의 6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며 2조7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한다.
파 이스톤 통신은 지난해 기준 대만 내 시장점유율 25%, 가입자수 721만명을 자랑하는 대만 2위 이동통신사로 매출 896억7058만뉴타이완달러(약 3조650억원), 영업이익 154억7870만뉴타이완달러(약 5290억원)를 올렸다. 국내 2위 이통사인 KT의 지난해 영업이익 8393억원 대비 3분의 2 수준이다. 여기에 파 이스톤 통신의 인수파트너인 모건스탠리 PE는 최근 아시아지역 기업 투자를 위해 17억달러(약1조7400억원) 규모 4호 펀드 조성을 마쳐 실탄이 풍부한 상태다.

파 이스톤 통신이 이번 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기존 이동통신 사업에 케이블TV사업을 접목시킨 결합상품을 판매해 마케팅 파워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IP TV와, KT는 스카이라이프와 결합상품을 판매하며 케이블TV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MBK는 1호펀드의 내년 만기를 앞두고 '골칫거리' 중 하나인 CNS를 털어내는데 성공하는 동시에 1조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MBK는 지난 2007년 CNS 지분 60%를 14억달러(약1조4300억원)에 인수했었다.
MBK는 그간 CNS 매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조원이 넘는 커다란 덩치 때문이다. MBK는 지난 2010년 중국 왕왕그룹에 24억달러를 받고 넘기려했으나 대만 방송위원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중국 왕왕그룹이 대만 미디어를 장악할 경우 중국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증시에 CNS 지분 일부를 상장해 분할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올초에는 애플 아이폰 OEM업체인 대만 폭스콘에 인수를 타진하기도 했다.
CNS 매각 이후 MBK 1호펀드의 잔여 매물은 국내 케이블TV업체 씨앤앰와 HK저축은행 등이 남는다. 그러나 최근 씨앤앰 노동조합이 MBK가 위치한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노숙 농성에 들어가는등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IP TV 등 케이블TV 대체재 성장으로 인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5.7% 감소한 1394억원에 그치는 등 경영악화도 겹쳐 향후 매각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큰폭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한우람 기자 / 김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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