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인턴기자] 사회 밑바닥 인생들의 이야기, ‘비스티보이즈가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22일 오후 서울 동숭동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뮤지컬 ‘비스티보이즈(작가 이헌재 연출 성종완) 프레스콜이 열렸다.
뮤지컬 ‘비스티보이즈는 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 2008년 개봉한 영화 ‘비스티보이즈는 ‘범죄와의 전쟁 ‘군도의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하정우, 윤계상이 출연한 화제작이다. 호스트바라는 배경만 동일하고 전혀 다른 스토리다.
청담동 유명 호스트바 ‘개츠비 M팀 선수들을 통해 사회 밑바닥의 어두움과 인간의 욕망, 나약함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2012 CJ크리에이티브마인즈 리딩 공연 후, 홍정의 작곡가와 김은영 음악감독이 호흡을 맞춰 전 곡을 새롭게 작업했다. 성종완 연출이 기존의 극본을 각색, 스토리 라인을 대폭 수정해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개츠비의 마담 재현 역에는 김종구·이규형·정동화가 캐스팅됐다. 내레이터로서 작품을 이어가는 승우 역은 배두훈·이지호·김지휘가, ‘개츠비의 에이스 주노는 정민·라이언·김보강이 발탁됐다. 배우 지망생이자 개츠비의 선수 강민혁 역에는 엄태형, 안재영, 고은성이 분한다. 9년차 생계형 선수 알렉스는 이현, 김도빈, 주민진이 맡는다.
화려한 밤의 세계가 열렸다. ‘아름다운 밤이여를 선보이며 ‘개츠비의 선수들(이규형, 김보강, 김지희, 이현, 고은성)이 차례로 입장했다. 으슥한 기운이 감도는 어둠 속으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들의 유혹이 시작됐다.
돈을 벌기 위해 승우(이지호)가 ‘개츠비에 입성했다. 선배들(정민, 이지호, 엄태형)은 그를 선수로 만들기 위한 수업을 시작했다. ‘레슨, 누나 누나로 앙증맞은 댄스를 선보이며, 호스트바를 찾은 물주(?)들을 향한 구애를 펼쳤다. 관객과의 호흡이 기대되는 부분.
점점 더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승우(배두훈)는 주노(김보강)를 뒷조사하는 일까지 맡게되며 ‘돈만 벌 수 있다면을 열창했다. 의리를 져버리고 돈을 선택한 그의 가슴앓이가 처절하다.
배우의 꿈을 이루고자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발을 내딛으려는 민혁(고은성)의 ‘굿바이 개츠비는 기쁨에 도취된 그의 마음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고은성의 폭발적인 성량과 화려한 춤사위에 시선을 사로잡힌다.
‘개츠비의 초창기 멤버였던 마담 재현(정동화)과 주노(김보강)는 여자를 사이에 두고 점점 사이가 멀어졌다. 믿었던 동생인 주노를 향한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재현을 휩싸며 ‘마담은 알아로 감정을 폭발시켰다. 재현 역의 정동화의 섬세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보이스가 좌중을 압도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깨져버린 재현(김종구)은 미쳐갔다. 돈을 부탁하러 온 친구 알렉스(주민진)에게 광기 어린 ‘관성의 법칙을 선보였다. 알렉스에게 자신을 화나게했던 이들을 모두 처리하라 협박하며 극은 절정으로 내달렸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작가 겸 제작사 대표인 이헌재는 2008년도에 처음 원작을 계약했다”며 그 와중에 작품이 엎어지기도, 각본을 몇 번이나 새로 고치기도 했다.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움을 준 성종완 연출과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연출가 성종완은 호스트바라는 공간과 선수라는 사람들이 나는 물론, 관객들에게도 낯설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했다. 내 입장에서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했다”며 극중 승우를 관찰자적인 인물로 사용해 관객과 좀 더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다 보니 작품 전체가 리딩 전과는 많이 바뀌었다”고 여러 번 각색 작업이 이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초연임에도 이번 뮤지컬은 더블이 아닌, 트리플 캐스팅이다. 그 이유에 대해 이헌재 대표는 개인적으로 트리플을 선호한다. 처음 정했던 캐스팅이 트리플이었고, 내가 줄 맞추기를 좋아하다보니 전 역을 트리플로 하자고 우겼다”고 했다.
아울러 이런 구조는 연출자와 배우들에게 어려운 숙제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 명이 각각 만들어내는 배역의 해석과 시너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보는 이들에게도 또 다른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두훈은 연습실에서 게임하고 짖궂은 벌칙도 하는 등 거칠게 놀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사실 15명의 배우들이 모인 적이 없다. 이게 에피소드인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을 웃겼다.
이현은 남자들만 있는 공간이다보니, 연습실을 아무리 청소해도 땀냄새가 가시질 않더라. 그게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규형이 호스트바라는 작품의 소재 때문에 망설인 적은 없다. 자극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동화 역시 개인적으로 작품 선택을 할 때 배역의 호감도를 먼저 본다. 악역이라는 점과 내게 맡게 될 인물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
전곡의 작곡을 맡은 홍정의는 각색이 많이 됐기 때문에 곡을 전부 수정했다. 이번 작품은 인간의 내면, 선과 악이라는 주체성에 대해 얘기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좀 더 음악적인 무게감을 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성종완은 요즘 힐링 작품들이 많다. 그런 작품과는 차별된 작품을 보여주자는 욕심이 있었다”며 속임수, 불륜, 배신 등 그 속의 더럽고 추악한 부분을 들춰내고 싶었다. ‘비스티 보이즈 속에서는 사랑조차도 소유욕으로 변질된다.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하고 작품을 그려나갔다”고 관객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7월 11일부터 9월 14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