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자율제로 홍역을 치른 교육부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된 검·인정 교과서에 대해 가격 상한제 도입을 추진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24일 "일본에서 가격상한제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 제도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의 정책연구를 발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과서 가격 상한제는 학교급별·학년별·과목별로 가격의 상한선을 두고 그 범위 안에서 교과서를 개발하도록 하는 제도다.
예컨대 중학교 3학년 과학 교과서의 쪽당 단가를 20원으로 제한하면 300쪽짜리 교과서를 만들려는 발행사는 6000원 가격 내에서 제작해야 한다.
교육부가 가격 상한제를 고려하는 것은 현행 가격 자율제에서 교과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뿐 아니라 발행자 입장에서도 정부가 가격 조정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규정 때문에 예측 가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교과서 가격의 급격한 인상이 사회 문제가 되자 교육부는 지난 2월 교과서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경우 교육부 장관이 가격 조정을 명령할 수 있게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이어 개정된 규정에 따라 올해 새롭게 출간되는 고등학교 교과서의 발행사에 가격을 낮출 것을 두 차례 권고한 데 이어 3월 말 발행사가 희망한 가격의 절반가량을 깎는 가격조정을 내렸다.
하지만 발행사들은 교육부의 가격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교육부는 오는 11월 말까지 정책연구를 마치고 가격 상한제의 골격이 마련되면 공청회를 거쳐 최종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새로운 가격 상한제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되는 검·인정도서부터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예·체능 등 일부 교과에 대해서는 교육청이나 학교가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빌려주고 해당 학년이 끝나면 교과서를 반납하는 '교과서 대여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대통령령인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명시된 교과서 가격 관련 규정을 모법인 '초·중등교육법'으로 상향 입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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