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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약점’ 안방‧거포…LG가 기대하는 아이러니
입력 2014-07-21 17:39 
전반기 막판 희망을 품고 후반기를 맞는 LG 트윈스가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와 포수 최경철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전반기 막판 희망가를 부른 LG 트윈스가 후반기 4강을 위협할 태풍의 눈으로 뜨고 있다.
희망은 있다. LG의 후반기 반등을 위해선 고질적 약점 극복이 최대 과제.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큰 두 가지 약점이 LG의 희망을 품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다.
LG는 전반기 막판 끈끈한 야구가 살아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양상문 LG 감독 부임 이후 25승21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을 웃돌았다. 특히 7월 11경기서 8승3패, 전반기 막판 12경기서 6연승 포함 9승3패로 상승세를 탔다.
최하위에 머물던 LG는 전반기 성적도 35승44패1무로 7위로 올라섰다. 6위 KIA 타이거즈와 2경기차, 4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5.5경기차로 좁혔다. 단독 선두 삼성 라이온즈전을 2연승으로 마감하며 상승세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러나 LG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있다. 고질적인 약점인 포수와 거포 부재다.
LG는 안방의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초반 센터라인이 무너진 것도 추락의 원인이었다. 현재윤의 1군 복귀가 늦어졌고 주전 포수로 낙점했던 윤요섭의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최경철이 급조됐다.
위기는 기회였다. 최경철은 안정적인 리딩과 승부처서 해결사 역할까지 해내며 깜짝 스타로 급부상했다. LG의 막판 상승세의 중심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반기에도 최경철 카드는 유효하다. 문제는 체력이다. 현재윤과 윤요섭의 1군 합류가 미정인 가운데 최경철의 체력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백업 포수였던 최경철의 첫 풀타임 시즌 후유증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자칫 최경철이 흔들릴 경우 센터라인 전체가 다시 무너질 수 있다.
새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LG는 9개 구단 가운데 전반기 홈런이 가장 적은 팀이다. 한화 이글스(77경기)와 53개로 같지만, LG(80경기)가 3경기를 더 치렀다. 팀 홈런 1위 넥센 히어로즈(82경기 121개)와는 무려 68개차다.
외국인 타자 영입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한 셈이다. LG는 전반기 막판 조쉬벨을 스나이더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스나이더는 5경기서 2루타 2개를 포함해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병살타 없이 6득점 2타점을 올리는 등 무난하게 적응했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승부처에서 강했다. LG에서 노렸던 위압감은 분명히 있었다.
스나이더는 아직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5경기 모두 잠실구장에서 치른 탓도 있지만, 거포 본능은 보여주지 못했다. LG에서 원하는 것은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려 줄 수 있는 거포다. 후반기 스나이더가 살아나야 LG의 기적 같은 반등도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스나이더가 조쉬벨과 같은 길을 걸을 경우 타선의 파괴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약점을 읽히기 전에 시원하게 때려줘야 한다.
LG는 22일부터 광주에서 KIA 원정 3연전을 치른 뒤 롯데와 잠실 3연전을 갖는다. 4강 희망을 이어가기 위한 결정적 6연전이다. LG가 전반기 막판 극복한 약점은 기대로 변했다. 후반기 초반 이 기대를 충족해야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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