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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성 사구` 커쇼, “홀리데이는 멋진 선수다”
입력 2014-07-21 16:30  | 수정 2014-07-21 16:54
커쇼가 올 시즌 처음으로 사구를 기록했다. 의미가 있는 사구였다. 사진(美 미주리주)=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남구 인턴기자] 클레이튼 커쇼(26·LA 다저스)가 맷 홀리데이(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던진 보복성 사구에 대해 입을 열었다. 커쇼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나는 그를 매우 존경하고 있다. 그는 멋진 선수고 정당한 플레이를 해왔다. 이것이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라며 상대방 선수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커쇼는 21일(한국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4-3으로 승리했으나 승패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커쇼가 올 시즌 처음으로 사구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었다. 4회 초에 헨리 라미레즈(31)가 상대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23)로부터 머리 쪽으로 오는 사구를 맞은 것이다.
4회 초 2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라미네즈의 머리 쪽으로 공이 날아왔다. 라미레즈는 순간 몸을 움츠리며 머리로 오는 공을 어깨로 받아냈지만 아찔한 순간이 연출됐다. 라미레즈에게는 기분이 좋을 수 없는 사구였다. 더욱이 라미레즈는 2013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 조 켈리(25)에게 시속 95마일(153km) 직구에 왼 갈비뼈를 맞아 남은 시리즈에서 활약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공은 그의 머리로 98마일(157km)의 속도로 날아들었다. 그라운드 주저앉은 라미레즈는 한참동안 앉아 분을 가라앉힌 후 1루로 걸어 나갔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아드리안 곤잘레스(32)가 초구 우익수 플라이에 그치며 경기는 4회 말로 이어졌다.
4회말 시작과 동시에 사건이 벌어졌다. 커쇼가 초구를 던진 순간 공은 선두타자로 들어선 홀리데이의 엉덩이를 맞혔다. 커쇼는 공을 던진 후 타석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고 심판은 마운드 중간을 가로막으며 양 팀 벤치에 경고를 줘, 더 이상의 불상사 없이 일단락됐다. 사구를 맞은 홀리데이도 마치 예상했다는 듯 별다른 항의 없이 1루로 걸어 나갔다.
커쇼는 현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는다.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커쇼가 던진 공은 그의 제구력으로 봤을 때나, 경기상황으로 봤을 때 고의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는 메이저리그의 오랜 관행이기도 하다. 팀 동료가 사구로 위협을 받거나 부상에 노출 될 경우 보복성 사구는 암묵적으로 인정이 되기도 한다. 심판진도 커쇼를 퇴장시키지 않고 각 팀 벤치에 경고를 주는 것에 그쳤다. 라미레즈의 머리로 날아든 공과 커쇼의 동료를 생각한 대담한 사구가 다저스를 끈끈하게 이어줄 촉매가 될지 모를 일이다.
[southjad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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