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21일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진정되면서 1020원대 중반서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7원 내린 1026.8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5원 내린 1029.0원에 시작해 장중 반등하지 못하고 내림세를 유지했다.
코스피는 이날 뉴욕에서 불어온 '훈풍'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오전 중 강세를 보이며 환율에 영향을 줬다.
주말 뉴욕 증시는 구글과 IBM 등 기업 실적 발표해 주목해 동반 상승했다. 기술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IT 종목들도 함께 뛰며 지수를 1% 가까이 끌어올렸다.
위험 회피 심리가 누그러지면서 코스피도 오전 중 2030선에 손을 대며 박스권 탈출을 시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1343억원을 순매수하며 5거래일째 '사자' 행렬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이에 달러 매도 심리가 짙어져 약세를 이어갔다. 다만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등 지정학적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폭은 제한됐다.
미국과 유럽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친(親)러시아 반군 세력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가 반군에 미사일과 탱크 등 군사 장비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반발해 갈등은 심해지고 있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맹폭을 가해 민간인 피해자를 포함한 사망자가 435명까지 급증하자 국제 사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 측도 군인 1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급 측면에서는 은행권 롱스탑에 수출업체 월말 네고 물량이 가세하면서 환율 하락을 주도한 반면, 1027원 아래로는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가 유입돼 낙폭을 제한했다.
환율 컨설팅 회사 델톤 측은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 기대감이 유지된 가운데 우크라이나발(發) 지정학적 위험이 재차 부각됐다"며 "원·달러 환율은 역외 매수세가 주춤해졌고 월말 네고 장세로 접어들면서 1020원대 중반으로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이 출범한 가운데 금리 인하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한층 강화돼 환율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며 덧붙였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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