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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말 많은 ‘칸타빌레 로망스’ 캐스팅이 문제가 아니다
입력 2014-07-19 10:19 
[MBN스타 금빛나 기자]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국판 제작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일까.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도 하기 전 캐스팅 단계부터 간섭하는 손길도, 이에 대한 말들도 지나치게 많다.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인기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가 한국으로 상륙한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국판 ‘칸타빌레 로망스가 오는 8월 방송예정인 KBS2 수목드라마 ‘연애의 발견 후속으로 편성을 확정하면서 제작을 가시화 한 것이다. 10월 방영이 목표인 ‘칸타빌레 로망스이지만 시작부터 불안하다. 여주인공인 노다메 역 캐스팅을 놓고 ‘감 놔라 배 놔라 식의 간섭이 하루가 멀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작의 인기가 높을수록 높아지는 대중들의 관심과 기대를 감내하는 것이 리메이크 드라마의 숙명이라고 하지만, ‘칸타빌레 로망스에 대한 반응은 유독 유별나다. 이와 같은 유별남에는 첫 번째로 원작의 노다메를 연기했던 배우 우에노 주리가 ‘노다메 그 자체였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완벽한 캐릭터 소화를 보여주면서, 한국한 노다메가 넘어야 할 벽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노다메라는 캐릭터가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이성에 기인한다. 문제의 여주인공 노다메는 밝고 자유분방하지만, 엉뚱함을 넘어선 4차원적인 성격에 다소 덜렁거리는 괴짜 소녀다. 방은 돼지우리, 머리는 5일에 한 번 감을까 말까이며 첫눈에 반한 치아키 선배(주원 분)에게 무조건 돌진하고 보는 멧돼지와 같은 저돌성과 변태적인 집착증까지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비호감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노다메를 연기하는 배우는 적어도 코믹과 감성을 넘나들 수 있는 유연함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한 번 들으면 연주가 가능할 정도로 피아노 천재라는 설정은, 노다메의 신들린 듯한 피아노 연주 연기를 실감나게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까지 안고 있다.

처음 아이유를 시작으로 발발된 캐스팅 논쟁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심은경을 거쳐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가 최종 고사를 할 때까지 계속됐다. 윤아가 노다메 역의 유력한 후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많은 사람들은 안정적이라고 하나 아직은 보증할 수 없는 연기실력과 노다메와 어울리지 않는 인형 같은 외모에 불만을 제기하며 거부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윤아가 출연을 고사한 뒤 다양한 배우들이 후보로 거론됐고, 그만큼 캐스팅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결국 돌고 돌아 한 번 고사했던 심은경에게 다시 배역이 돌아가게 됐고, ‘칸타빌레 로망스의 계속된 구애 끝에 심은경으로부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답을 얻어낸 상황이다.

노다메 캐스팅에 난항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간과한 것이 있다. 리메이크 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스팅이 아닌 극본과 연출이기 때문이다.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과 ‘파견의 신을 각각 리메이크한 ‘그 겨울, 사랑이 분다와 ‘직장의 신의 경우 성공한 리메이크작으로 꼽힌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경우, 비록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했지만,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한 채 국내 정서에 맞게 모든 것을 각색한 것이다. 노희경 작가 특유의 문체가 빛났던 것도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성공 요인 중 하나였다. ‘직장의 신의 경우 국내 비정규직 제도를 꼬집을 뿐 아니라, 국내 직장문화를 풍자하면서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잡는데 성공했다.

반면 작년 최지우의 안방극장 복귀 작으로 눈길을 끌었던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는 일본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다. 일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팬층을 지닌 작품이지만 정작 국내에서 방영됐을 때 10%대 안팎의 성적을 기록하며 그리 높은 인기를 구사하지는 못했다. 국내화 대신 일본 드라마 재연을 택한 ‘수상한 가정부는 에피소드는 물론 의상 콘셉트까지 원작의 설정에 충실하면서 완성도와 별개로 ‘복사 드라마라는 오명을 받은 것이다. 또 다른 리메이크작 ‘여왕의 교실 역시 잔인할 만큼 학생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담임선생님과, 주인공이 왕따로 고생하는 모습 등은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 장면은 초반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며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칸타빌레 로망스의 현지화가 가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원작을 봤던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원작인 ‘노다메 칸타빌라가 흥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일본 특유의 유머 코드와 연출이기 때문이다. 즉 ‘가장 일본적인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많은 이들은 과연 일본의 색채를 배제한 채 드라마 제작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지나친 각색은 ‘노다메 칸타빌레의 맛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고 원작을 그대로 빌려 쓰기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어설픈 각본수정과 연출을 보여주었다가, 국내 드라마 팬들로부터 쉽게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과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성공사례를 통해 한국판 오케스트라드라마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증명 됐음에도, ‘칸타빌레 로망스는 ‘모 아니면 도인 위험한 길을 걸었고, 이를 증명하듯 첫 삽을 뜨는 순간부터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시작도 전에 논란과 사람들의 과대한 관심이라는 부담을 뒤에 업은 ‘칸타빌레 로망스의 불안한 행보는 현재 진행 중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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