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흉물 화분'에 구겨진 강남스타일
입력 2014-07-17 19:42  | 수정 2014-07-17 21:14
【 앵커멘트 】
서울의 명소가 된 강남역 일대에 볼쌍사나운 화분이 등장해 말썽입니다.
인도에 있는 노점상을 쫓아내려고 설치한 화분인데, 관리도 안되고 통행에 큰 불편이 따르면서 외국인에까지 알려진 '강남 스타일' 이미지를 구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동석 기자가 현장 고발합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대표적 명소인 강남역 일대.

인도 한가운데 대형 화분들이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행인들은 인도를 지날 때마다 두 개씩 한 쌍으로 폭이 2미터나 되는 화분 1백여 개를 피해 다니느라 매번 신경써야 합니다.

지난 2012년, 관할 구청이 불법 노점상을 막으려고 설치한 것이지만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정원 / 서울 서초동
- "(화분 때문에) 돌아다닐 때 불편하고 좁은 것 같아요."

▶ 인터뷰 : 아이반 / 서울 이태원동
- "제 친구들과 주말에 놀러 오면 화분 때문에 사람들과 부딪쳐 돌아다니기 힘들어요."

하지만, 애초 의도와 달리 여전히 곳곳에 불법 노점상이 진을 치고, 화분 주변엔 버려진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 스탠딩 : 이동석 / 기자
- "이처럼 대형 화분에 심어져 있는 나무는 제대로 관리조차 되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취재진을 발견하자 구청 측은 카메라를 가로막기까지 합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저희가 바빠서 이 화분을 보지 못했어요."

전문가 역시 구청 측의 이런 조치가 잘못이라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박진아 /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 "강남역 일대는 보행 유동량이 상당히 많은 지역입니다. 대형 화분으로 인해 보행권이 상당히 침해받고 있다고 보입니다."

불법 노점상을 없애고 깨끗한 거리를 만들려고 설치한 대형 화분.

하지만, 세계적 관광지로 자리잡은 서울 강남의 스타일을 구기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동석입니다. [ dslee@mbn.co.kr ]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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