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다리 절단 위기 이라크 소녀, 한국서 두 발로 서다
입력 2014-07-17 18:01 
사진=연합뉴스


"그땐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17일 오후 아주대학교병원 특실 14호에서 만난 아메르 알완 이브레삼 씨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간신히 억누르며 말했습니다.
 
1년 전 자신을 마중하려고 집 밖으로 뛰어오던 막내딸 티바가 콘크리트 바닥위로 넘어져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다치면서 아메르씨 가족에게는 생각지 못한 비극이 시작됐습니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다친 다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간단한 수술을 하면 곧 나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라크 국립병원에서 4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으나 티바는 혼자서는 걷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됐고, 결국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게 됐습니다. 뼈에 생긴 심각한 골수염으로 정강이뼈 20㎝ 중 11㎝가 녹았다는 것.

 
이제 겨우 5살밖에 되지 않은 딸이 다리를 잃게 된다는 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심정으로 아버지는 다니던 회사인 한화건설 바그다드 현장사무소 관계자를 찾아가 사정을 말했습니다.
 
마침 한화그룹은 아주대병원과 해외병원사업 공동추진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형편이 어려운 해외 환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던 터라 티바를 한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4월 15일 티바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병변 부위의 염증과 죽은 뼈를 제거한 자리에 항생제 성분이 들어있는 시멘트 비드를 넣는 1차 수술을 시작으로 이후 정강이뼈 복원을 돕는 2차 수술, 뼈가 완전히 접합하도록 하는 골이식 수술까지 장장 3개월에 걸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소아청소년 정형외과 조재호 교수는 "다리에 염증이 생겨 뼈가 녹은 티바의 사례를 보고 처음엔 막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나마 이라크 현지 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료기록을 통해 티바의 다리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며 "티바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새 뼈만 정상적으로 자란다면 다시 걸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고 전했습니다.
 
티바의 한두살 터울 언니와 오빠들을 돌보느라 바그다드에 남겨져 초초하게 딸의 수술 결과를 기다리던 티바의 엄마는 수술이 성공적이라는 소식을 듣고 기쁨에 겨워 이웃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까지 열었다고 했습니다.
 
아메르씨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내 딸 티바가 다시 걸을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티바에게 기적을 선사한 한화그룹, 아주대병원 관계자께 정말감사드린다"며 감격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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