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리 떨어지는데 CD금리 요지부동
입력 2014-07-17 17:39  | 수정 2014-07-17 19:34
양도성예금증서(CD) 거래가 실종되면서 주요 시장금리 중 하나인 CD금리가 9개월째 멈춰 있다. 국고채ㆍ코픽스 등 시중 금리가 줄줄이 내려가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 CD 시장이 고사 위기에 처하면서 CD금리가 시장금리로서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체 CD 발행액 중 70% 이상이 금융당국 행정 지도로 발행되고 있다.
2012년 금융당국이 시장성 CD 발행을 활성화하겠다며 은행들에 일정 수준으로 CD 발행을 의무화했지만 2년이 넘도록 시장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반면 CD금리 연동 변동금리 대출은 여전히 전체 대출 중 1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당국은 CD금리를 산정하기 위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시중은행들에 시장성 CD 발행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시장을 억지로 끌고 가는 형국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D 연동 대출 잔액 비중이 전체 대출 중 3%를 초과하는 8개 은행에 CD 발행을 지도하는 내용으로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올해는 산업은행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들 은행은 2015년 8월까지 월평균 총 2조원 규모로 발행해야 한다. CD 시장은 2012년부터 은행들이 의무 발행한 물량으로 겨우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4월 말 기준 시장 전체에서 발행된 CD 발행액 6조8000억원 중 72%(4조9000억원)가 금융당국이 행정 지도한 은행에서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CD금리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발행을 의무화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CD금리 연동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202조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1182조원)에서 17%를 차지한다. 이 중 1년 이상 만기가 남아 있는 대출이 40%가 넘는다.

금융당국이 신규 CD금리 연동 대출을 취급하지 말 것을 지도하고 있지만 CD금리 연동 대출 비중은 여전히 전체 원화 대출 가운데 17%로 높은 편이다. CD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융당국은 인위적으로 CD를 유통시킬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언제까지 의무 발행을 시켜야 할지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CD금리는 2013년 10월 이후 2.65%로 멈춰 있다. 거래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금리로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같은 시기에 신규 코픽스금리는 2.63%에서 2.57%로 0.06%포인트 내려갔다.
은행들은 최근 예대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예수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CD 발행이 더 골치 아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을 100%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예금성 수신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CD 발행이 부담된다"고 말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CD시장이 기형적이지만 대안이 없어 보인다"며 "정부가 2012년 대책을 발표할 때 CD금리를 시장금리로 쓸 것인지 말 것인지 분명히 밝히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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