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황제로 불리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83)이 타임워너를 집어삼켜 초대형 미디어 그룹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머독 회장이 이끄는 미디어그룹 21세기폭스는 지난달초 800억달러(82조원)에 경쟁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인수가 성사되면 지난 2000년 타임워너가 1810억 달러를 투자해 AOL을 인수한 이후 사상 두번째로 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M&A)이 된다.
일단 타임워너는 "21세기 폭스사가 제안하는 것보다 타임워너가 기존 전략을 그대로 가져갈 경우, 회사와 주주들에게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이사회가 확신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고 머독 회장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상태다.
이처럼 퇴짜를 맞았지만 머독 회장이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모양새다. 머독 회장이 강한 인수의지를 보이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먼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타임워너는 21세기 폭스사처럼 세계적으로 가장 큰 미디어기업중 하나다. 타임워너는 영화채널 HBO, 세계최대 영화.TV제작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 그리고 24시간 뉴스채널 CNN외에 스포츠 중계권을 다수 보유한 TNT 등을 휘하에 두고 있는 케이블채널 사업부분인 터너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다 21세기 폭스의 대형 영화.TV제작 스튜디오와 폭스뉴스, 폭스스포츠,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케이블 채널을 합쳐 초거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재탄생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더 많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도 인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21세기폭스는 시청자들이 많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올인한 상태다. 타임워너를 인수하면 케이블채널 사업부분인 터너가 보유하고 있는 야구.농구 중계권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타임워너 인수에 머독 회장의 자존심이 걸려있다는 점이다. 머독회장은 CNN창업자인 테드 터너와 오래된 악연을 가지고 있다. CNN이 타임워너로 넘어가기 전부터 머독회장은 CNN 인수를 원했다. 머독 회장이 CNN인수에 관심을 보이자 지난 80년대 터너 창업자는 머독에게 라스베이거스에서 복싱경기를 갖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면서 터너 창업자는 머독을 벌레처럼 짓뭉게버리겠다며 도발하기도 했다. CNN과 타임워너에 대한 머독 회장의 감정이 좋을리가 없었던 셈이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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