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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홈스틸 아닌 예술…후반기 기적을 엿보다
입력 2014-07-16 22:29  | 수정 2014-07-16 22:47
LG 트윈스 내야수 박경수가 예술로 승화시킨 환상적인 홈스틸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노히트노런보다 귀하신 삼중도루를 달성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단 6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 노히트노런은 통산 11번 나왔으니 더 진귀한 기록이 맞다. 그 시작은 LG 내야수 박경수였다.
그냥 홈스틸이 아니었다. 예술 그 자체였다.
박경수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서 6-2인 6회말 2사 만루서 결정적인 홈스틸로 삼성 수비진의 혼을 쏙 빼놨다. 재치 넘치는 기막힌 홈스틸. 공식 기록은 삼중도루였으나 사실상 홈스틸로 시작된 결과였다. 박경수는 지난달 13일 잠실 SK전 역전승의 발판을 만든 7회 동점 홈스틸 이후 사실상 올 시즌 두 번째 홈스틸을 달성했다. 올 시즌 9개 구단 가운데 홈스틸을 기록한 선수는 박경수가 유일하다.
박경수는 이날 4-2인 6회말 1사 만루서 정의윤을 대신해 1루 대주자로 경기에 나서 2사 후 정성훈의 적시타 때 3루까지 진루했다. 박용택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
여기서 예술 장면이 나왔다. 브래드 스나이더가 차우찬과 1B2S 승부를 벌였고, 4구째 볼이 차우찬의 손끝을 떠나는 순간 기회를 엿보던 박경수의 발이 움직였다.
허를 찌르는 홈스틸. 박경수는 홈플레이트를 향해 미끄러지듯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삼성 포수 이흥련이 박경수를 태그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박경수는 몸을 비틀어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홈을 훔쳤다. 이흥련의 태그는 이미 박경수가 홈을 지나간 이후 그의 허리띠에 닿았다. 완벽한 세이프였다.
여기서 진기록이 또 나왔다. 박경수가 홈을 훔치는 사이 박용택과 정성훈이 2루와 3루 도루에 성공했다. 통산 6번째 삼중도루. 좀처럼 보기 힘든 기록이다. 박경수의 과감한 선택과 센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LG는 이날 화끈한 신바람 야구로 단독 선두 삼성과의 마지막 전반기 경기서 9-2로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2연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박경수의 예술 같은 홈스틸은 후반기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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