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덤벙거리는 게 제 모습과 더 가까워요. 저 찌질하기까지 한 걸요. 극 중에서 다 잘하는 인물로 나오는 건 진짜 부담스럽죠. 하하."
배우 이상윤(33)은 '엄친아'라는 표현을 부담스러워했다. "탈을 쓰고 있는 것 같다"는 표현까지 했다.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얻은 '엄친아' 등 바른 이미지의 선입견은 16일 개봉한 영화 '산타바바라'를 통해 약간은 깨질 것 같다. 혹자는 그에게 배신감까지 느꼈을 정도라고 하니 성공적인 선택이다.
이상윤은 "언젠가는 탄로 났을 건데 이제라도 그렇게 보였다면 다행"이라고 예의 매력적인 눈웃음을 발산했다.
'산타바바라'는 일에서만큼은 완벽을 추구하는 광고쟁이 수경(윤진서)과 낭만적인 음악감독 정우(이상윤)의 설레는 만남을 그렸다. 두 남녀가 출장차 산타바바라에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자연풍경과 함께 이상윤의 찌질한 모습이 '보통 사람' 이상윤의 매력을 뿜어댄다.
조성규 감독은 이상윤 내면의 모습을 어떻게 발견한 걸까. 이상윤은 웃었다. "어떤 작품을 보고 그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셨대요.(웃음) 당시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할 때였는데 감정적으로 소모가 많이 됐었죠.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이 편하고 잔잔한 느낌으로, 일한다는 생각 말고 즐겁게 놀자고 한 말에 넘어갔어요. 솔직히 전 산타바바라가 어디인지도 몰랐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생각도 못 했죠."
이상윤은 "산타바바라는 여행도 좋지만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햇빛도 똑같고 식물도 똑같은데, 뭔가 더 푸르르고 밝은 것 같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시간에 쫓기고 한국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해야 했지만 산타바바라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는 이 남자. 아마도 영화를 보면 그의 기분과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을까.
'산타바바라'는 자극적이지 않다. 극적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혹자는 이야기가 싱겁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상윤은 "긴가민가하게 흘러가듯 하는 분위기가 흥미롭고 좋았다"며 "그게 우리 영화의 색깔인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독특한 매력을 뿜어대는 윤진서와의 호흡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간 이상윤은 구혜선, 남상미, 문근영 등 귀여운 이미지의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이번에 호흡을 맞춘 윤진서는 뭔가 야릇하고 농염하다고 할까. 조금은 다른 매력이 풍기는 배우다. 이상윤도 동의했다.
그는 "이렇게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진서씨는 정말로 독특했다"고 회상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본인의 마음이 가는 대로 가는 사람이더라고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의치 않고 하는 것 같아요. 자유로운 사람이죠. 저는 물론이고 제 주변에 없는 인간군이에요. 진서씨가 스페인 시골 마을이 정말 예뻐서 그곳에서 3개월인가 산 적이 있대요. 또 노래도 했더라고요. 난 내가 나름대로 연기자로 잘 나아가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어떤 틀 안에서만 노력한 것이고, 이 친구는 정말 큰 틀에서 살아가더라고요. 정말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해요."
20대 중반 길거리 캐스팅된 이후 8년여 동안 연기자 길을 걸어오고 있는 이상윤. 생활에서 주가 됐던 공부(서울대 물리학과)를 잠시 멀리했던 그는 이제는 연기가 주가 됐다. 여전히 물리나 천문학에 관심이 많아 신문이나 뉴스에 나왔을 때 관심 있게 보긴 하지만 취미 정도가 됐다고 한다. "전공 분야는 평생 공부해야만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이제는 영락없이 연기에만 올인해야 한다"고 체념(?)했다.
"미련이나 후회는 없느냐고요? 배우의 길을 선택한 건 잘한 것 같아요. 우연히 이 일을 접했지만 연기하고부터 연기자들이나 스태프들과 얘기하고 어울리며 노는 게 좋아요. 일하는 것 같지 않고, 정말 즐겁고 행복하거든요. 10년이 지나도 지금 마음과 똑같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더 즐거워졌으면 좋겠지만요."(웃음)
이상윤은 '산타바바라'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니 또 다른 작품에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은 있다고 짚었다.
"아직은 많은 분이 고정관념으로 '상윤씨는 이 모습이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드라마나 영화 제작하는 분들은 위험 요소를 피하고 싶어 하시니까요. 그런 사람들에게 '나 이런 것도 할 수 있으니 써주세요'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래도 연기로 인정받으면 언젠간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jeigun@mk.co.kr/사진 언니네 홍보사 제공
"덤벙거리는 게 제 모습과 더 가까워요. 저 찌질하기까지 한 걸요. 극 중에서 다 잘하는 인물로 나오는 건 진짜 부담스럽죠. 하하."
배우 이상윤(33)은 '엄친아'라는 표현을 부담스러워했다. "탈을 쓰고 있는 것 같다"는 표현까지 했다.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얻은 '엄친아' 등 바른 이미지의 선입견은 16일 개봉한 영화 '산타바바라'를 통해 약간은 깨질 것 같다. 혹자는 그에게 배신감까지 느꼈을 정도라고 하니 성공적인 선택이다.
이상윤은 "언젠가는 탄로 났을 건데 이제라도 그렇게 보였다면 다행"이라고 예의 매력적인 눈웃음을 발산했다.
'산타바바라'는 일에서만큼은 완벽을 추구하는 광고쟁이 수경(윤진서)과 낭만적인 음악감독 정우(이상윤)의 설레는 만남을 그렸다. 두 남녀가 출장차 산타바바라에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자연풍경과 함께 이상윤의 찌질한 모습이 '보통 사람' 이상윤의 매력을 뿜어댄다.
조성규 감독은 이상윤 내면의 모습을 어떻게 발견한 걸까. 이상윤은 웃었다. "어떤 작품을 보고 그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셨대요.(웃음) 당시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할 때였는데 감정적으로 소모가 많이 됐었죠.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이 편하고 잔잔한 느낌으로, 일한다는 생각 말고 즐겁게 놀자고 한 말에 넘어갔어요. 솔직히 전 산타바바라가 어디인지도 몰랐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생각도 못 했죠."
이상윤은 "산타바바라는 여행도 좋지만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햇빛도 똑같고 식물도 똑같은데, 뭔가 더 푸르르고 밝은 것 같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시간에 쫓기고 한국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해야 했지만 산타바바라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는 이 남자. 아마도 영화를 보면 그의 기분과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을까.
독특한 매력을 뿜어대는 윤진서와의 호흡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간 이상윤은 구혜선, 남상미, 문근영 등 귀여운 이미지의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이번에 호흡을 맞춘 윤진서는 뭔가 야릇하고 농염하다고 할까. 조금은 다른 매력이 풍기는 배우다. 이상윤도 동의했다.
그는 "이렇게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진서씨는 정말로 독특했다"고 회상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본인의 마음이 가는 대로 가는 사람이더라고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의치 않고 하는 것 같아요. 자유로운 사람이죠. 저는 물론이고 제 주변에 없는 인간군이에요. 진서씨가 스페인 시골 마을이 정말 예뻐서 그곳에서 3개월인가 산 적이 있대요. 또 노래도 했더라고요. 난 내가 나름대로 연기자로 잘 나아가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어떤 틀 안에서만 노력한 것이고, 이 친구는 정말 큰 틀에서 살아가더라고요. 정말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해요."
20대 중반 길거리 캐스팅된 이후 8년여 동안 연기자 길을 걸어오고 있는 이상윤. 생활에서 주가 됐던 공부(서울대 물리학과)를 잠시 멀리했던 그는 이제는 연기가 주가 됐다. 여전히 물리나 천문학에 관심이 많아 신문이나 뉴스에 나왔을 때 관심 있게 보긴 하지만 취미 정도가 됐다고 한다. "전공 분야는 평생 공부해야만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이제는 영락없이 연기에만 올인해야 한다"고 체념(?)했다.
이상윤은 '산타바바라'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니 또 다른 작품에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은 있다고 짚었다.
"아직은 많은 분이 고정관념으로 '상윤씨는 이 모습이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드라마나 영화 제작하는 분들은 위험 요소를 피하고 싶어 하시니까요. 그런 사람들에게 '나 이런 것도 할 수 있으니 써주세요'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래도 연기로 인정받으면 언젠간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jeigun@mk.co.kr/사진 언니네 홍보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