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부터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그 어떠한 문제보다 심오하며 결론이 나지 않는 난제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왔다고 하더라도 남녀사이엔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이 존재합니다. 같은 대상을 바라봐도 다른 해석과 결론을 내놓기도 하죠. ‘남심여심은 남녀로 구성된 기자들이 좀 더 대중적인 입장에서 남녀의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얘기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 제목 : ‘세렌디피티, 러닝타임 : 91분, 관람가 : 12세 관람가.
#줄거리
크리스마스이브, 조나단(존 쿠삭 분)과 사라(케이트 베켄세일 분)는 서로의 애인에게 줄 선물 장갑을 고르다 처음으로 만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덕분에 서로의 매력에 빠지게 된 두 사람은 애인이 있음에도 맨하탄에서의 저녁을 보낸다. 그 후 이름도 모른 채 헤어진 두 사람. 첫눈에 반한 조나단은 전화번호를 묻지만 사라는 운명에 미래를 맡기자며 유유히 사라진다. 서로를 그저 마음속에 간직한 채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약혼자와의 결혼을 앞둔 어느 날. 둘에 관한 추억들이 떠오를만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두 사람을 뉴욕으로 이끈다. 7년 전 운명이 다시 이어질까?
[MBN스타] 최준용 (최) : ‘세렌디피티 속 조나단과 사라는 우연이 많이 겹치는 커플이었어요. 아무리 영화라고 하지만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러운 부분도 꽤 있었어요. 현실에서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요. 만약 영화처럼 현재 애인이 있는 상태에서 운명 같은 누군가를 만난다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저라면 운명처럼 계속 인연이 이어진다면 생각을 달리 해볼 것 같아요.
여수정 (이하 여) : 정말 오글거릴 정도로 너무 우연이 많았어요. 운명도 인연이잖아요. 영화처럼 계속 이어진다면 운명에 맡길 것 같아요. 그러나 정말 영화는 영화니까 이렇게 우연이 많이 일어나면 당사자들은 정말 곤란할 것 같아요. 무서울 수도 있겠어요.
손진아 (이하 손) : 맞아요. 처음에는 그냥 마주치는 구나 라고 지나칠지 몰라도 자주 그런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 같아요.
최 : 그러나 ‘세렌디피티는 7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에도 운명처럼 만난 대상을 잊지 못해요. 물론 영화일 뿐이지만 현실에서도 가능할까요? 오래된 책, 지폐 등에서 그 사람의 흔적을 찾게 된다면 연락해보거나 찾아는 볼 것 같아요. (웃음) 그 사람과의 신기한 인연을 공유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여 :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자. (웃음) 영화 속 주인공들이 첫눈에 반하면서 인연이 우연으로 시작되잖아요. 보통 남자들은 우연보다는 첫눈에 반하는 것에 더 끌리지 않아요? 여자들이라면 운명에 끌리겠지만요.
최 : 그렇죠. 남자들은 여자보다는 시각적인 부분에 많이 좌우되지 않나 싶어요. 첫 인상에서 호감을 느껴서 대시하고. 그러나 여자는 첫눈에 반하기보다는 관찰하면서 사랑에 빠지잖아요. 그래서인지 솔직히 남자의 입장에서는 영화가 조금은 공감대를 사지 못해요. 그리고 남자의 입장에서라면 여러 번의 우연 반복이 조금은 편집되어야하기에 영화 자체가 길게 이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웃음)
손 :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공감하고 감탄하면서 영화를 관람했어요. 한 영화를 봐도 역시 다르게 공감하네요. 다른 영화보다 이번 영화가 더 그랬던 것 같아요. 2002년 영화잖아요. 영화가 개봉됐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공감했을까 궁금하네요. (웃음)
사진=스틸
최 :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나단처럼 우연에 목숨을 거는 남자들도 있겠지만요. 용기 내어 여자에게 마음을 고백했는데 거절한다면 포기할 사람도 많아요. 과거에는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처럼 남성이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들이대는 게 당연했는데 요즘은 추세가 또 달라지고 있어요. 손 : 그렇군요. 정말 영화는 우연이 많이 겹치지만 교훈도 있었어요. 분명 내 곁에 있는 사람도 인연이 있으니까 만날 수 있었다 말이예요.
여 : 맞아요. 이번 영화처럼 대놓고 운명의 연속을 소재로 한 영화가 별로 없어서 신선했어요. 오글거렸지만 감탄도 했고요. (웃음) 운명을 그린 영화들을 더 찾아봐야겠어요.
사진=포스터
# 감상평 최 : 새로운 운명과 과거에 대한 집착 보단 현재의 사랑에 더 충실해라.
손 : 운명적인 사랑은 판타지일 뿐, 모든 것은 노력해야 이루어진다.
여 : 운명, 넌 어디까지 가봤니? 운명적 만남의 최고 정점.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