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실기업 관리 소홀 주채권은행 엄벌키로

금융당국이 부실기업 관리에 소홀한 주채권은행에 대해 엄중처벌할 방침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대기업 부실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주채권은행에 대해서도 특별 검사 등을 통해 관리·감독 소홀에 따른 제재를 하기로 했다.
최근 동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집중 검사를 통해 대규모 부당 대출이 적발됐다. 금융당국은 산업은행의 STX 관련 제재에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며 이를 동부그룹 사태에도 똑같이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산업은행이 STX의 재무구조개선약정 미이행 사실을 알고도 필요한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아 주채권은행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이 검사 결과 확인됐다. STX 계열사의 신용평가등급을 객관적인 근거 없이 올려주고, STX조선해양의 경우 분식회계 가능성이 최고 수위로 지적됐음에도 오히려 여신을 3000여억원 확대해준 점도 드러났다. STX조선해양에 대해 선박 건조 현황 점검도 없이 선수금을 지급해 1000여억원이 넘는 선수금이 계열사 투자액으로 유용된 점도 포착됐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원칙에 맞게 대출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엄격한 잣대를 동부그룹 건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지난 2002년부터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을 맡아오면서 현재 상황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산업은행이 최근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100억~200억원 추가 지원에 몸을 사리며 금융시장 자체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채권단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산업은행의 이같은 애매한 행동을 질타했고, 개인투자자의 피해까지 이어지면 주채권은행으로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동부제철은 채권단의 자율협약이 진행되는 단계이며, 동부 제조업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인 동부CNI도 이달 만기 도래한 회사채 500억원을 겨우 막기는 했지만 향후 동부에 대한 원만한 구조조정을 위해 산업은행 등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