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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유행은 변한다…역습 뜨고 점유율 지고
입력 2014-07-14 06:37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유행은 변한다. 축구도 그렇다. 절대적인 것도 영원한 것도 없다. 흐름에 따라 바뀌고 또 바뀐다. 물이 고이면 썩듯 변화 없이는 맑을 수가 없다.
축구에 미친 나라 브라질에서 64년 만에 개최한 20번째 월드컵은 세계축구의 흐름을 단번에 바꿨다. 스페인으로 대표되는 점유율 축구는 4년 전 대유행이었다. 스페인은 ‘티키타카를 앞세워 사상 첫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4년 후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몰락이었다.
트렌드는 바뀌었다. 더 이상 점유율이 경기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볼 점유율이 높다고 1골을 주는 어드밴티지는 없다. 결과적으로 골을 넣어야 하는 스포츠라는 걸 다시 강조한 2014 브라질월드컵이다.
변화무쌍한 전술을 가동한 네덜란드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다. 사진(브라질 브리질리아)=ⓒAFPBBNews = News1
브라질월드컵은 ‘역습 축구의 대향연이었다.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빠르고 조직적인 역습으로 한방을 노리는 축구가 인기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점유율이 낮은 건 무의미했다. 압박에 밀려도 괜찮았다. 위력적인 카운터어택 한방이면 충분했다.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가 3위와 8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건 결코 운이 아니었다. 다른 나라도 효율적인 역습으로 많은 골을 터뜨렸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화끈한 골 잔치가 펼쳐진 건 이와 연관이 짙었다.
전술적 트렌드도 바뀌었다. 스페인이 지난 6년간 세계무대를 주름잡으며 즐겨썼던 게 4-2-3-1 포메이션이었다. 중원을 단단히 하면서 유기적인 패스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이는 한국의 주 전형이기도 했다. 그러나 4-2-3-1 포메이션은 더 이상 필승카드가 아니었다.
스리백(3-Back) 복귀 바람이 불었다. 때에 따라 스리백과 파이브백(5-Back)을 혼용한 칠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한, 플랜B와 플랜C의 중요성도 각인됐다. 경기 도중 전형을 뒤바꾸는 네덜란드와 칠레, 콜롬비아는 상대를 괴롭히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했다.
원 팀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조직적으로 잘 다듬어진 팀은 예외 없이 좋은 성적을 올렸다.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에서 불안했지만 토너먼트 들어 끈끈한 조직력으로 원 팀으로 탈바꿈했다. 빈틈이 없었다. 돌풍의 코스타리카를 비롯해 콜롬비아, 칠레, 알제리도 최고의 조직력을 자랑했다. 뒤집어 원 팀이 되지 못한 한국, 카메룬, 포르투갈, 러시아 등은 실망감만 드러냈다.
팀이 우선이나 팀을 만드는 요소도 중요했다. 선수의 개인 기량이 받쳐주지 못하면 조직의 힘은 약화됐다. 피지컬이 좋고 개인 기량이 탁월한 이들로 베스트11을 꾸린 나라들은 승승장구했다. 한국이 최악의 성적을 거둔 건 선수 개인 기량 부족이 가장 컸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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