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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실점’ 유희관, 불안까지 지우진 못했다
입력 2014-07-13 21:27 
1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 6회초 1사 1, 2루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이 윤명준과 교체되면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유희관이 1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투구 내용에 있어서는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내진 못했다.
유희관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8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1-1인 6회 1사 1, 2루서 마운드를 내려가 시즌 8승(5패) 달성은 실패했다.
유희관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5.26에 머물렀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피홈런을 15개나 허용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포크볼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직구부터 살린 뒤 포크볼을 활용해야 한다”며 원래 가볍게 던지는 스타일인데 요즘 힘이 많이 들어간다. 편안하게 던져야 좋은 투수”라고 조언했다.
이날 유희관은 1회 삼자범퇴로 가볍게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위기가 많았다. 안타를 8개나 허용하며 투구수를 95개 기록했다. 직구 45개, 체인지업 37개를 던졌고 포크볼은 없었다. 유희관은 위기관리 능력 덕에 실점을 최소화했으나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승부를 펼쳐야 했다.
유희관은 1-0인 2회 1사 후 펠릭스 피에와 김태완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이학준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에서 피에를 잡아내며 한숨 돌린 뒤 조인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위기는 못 넘겼다. 2사 2루서 김경언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1-1 동점을 내줬다.
유희관은 4회에도 피에와 김태완에게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학준을 유격수 땅볼로 선행 주자를 잡아낸 뒤 조인성을 병살타로 막아내 실점을 하지 않았다. 5회는 삼자범퇴로 넘겼다.

그러나 6회 다시 위기를 자초했다. 유희관은 선두 김경언과 정현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4회에 이어 다시 무사 1, 2루 득점권에 주자를 모았다. 피에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두산 벤치는 더 이상 유희관을 믿지 못했다. 유희관은 윤명준과 교체됐고 교체 타이밍은 맞아떨어졌다. 윤명준이 김태완을 병살타로 깔끔하게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유희관은 무사사구 피칭에 두 차례 삼자범퇴를 기록하긴 했으나 실점 위기는 많았다. 유희관의 위기관리 능력도 좋았지만, 득점권 기회를 허무하게 날린 한화 타선의 집중력 부족도 한 몫 했다.
지난해 유희관이었다면, 6회 1사 1, 2루 위기서도 마운드를 지켰을 것이다. 1실점 호투에도 유희관은 아직 송일수 감독의 신뢰를 얻기에 2% 부족했다. 이날 마운드를 내려가는 유희관의 표정에서도 만족감은 찾기 힘들었다. 이날 유희관은 두산의 타선 지원도 받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1-2로 졌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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