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작지만 수익률 높은 펀드 `삼총사`
입력 2014-07-13 17:33 
수익률 부진과 환매 랠리로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유명 운용사, 대규모 펀드는 아니지만 차별화된 콘셉트로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들이 있어 투자자의 관심을 끈다.
올해 상반기 증시의 특징은 코스피가 좁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와 성장ㆍ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개별 종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김우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변동성이 낮게 유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에게는 적지 않은 수익 기회가 주어졌다"며 "특히 부진했던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덜 편입하고 모멘텀을 추구했던 중소형주 펀드들은 매니저 역량에 따라 시장에서 매우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리자산운용의 '유리트리플알파증권자[주식혼합]A1'은 올 들어 4.64% 수익률을 기록해 'KB코리아롱숏증권자(주식혼합)A'(5.05%)와 함께 롱숏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자랑했다.

설정액이 70억원 남짓한 이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일반적인 롱숏펀드에 비해 롱숏전략 비중을 줄이고 공모주 편입이나 월말ㆍ월초 효과 같은 이벤트를 활용한 운용전략을 추가한 덕분이다.
'월말ㆍ월초 효과'란 월말과 월초에 주식을 사면 월중에 샀을 때보다 일간 수익률이 높은 현상으로, 월말에 사서 월초에 팔면 일반적인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매월 말부터 매월 초까지 단기간 주식 투자에 노출되고 평소에는 채권 투자로 운용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이 낮다.
롱숏전략에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롱숏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사고(롱),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숏)하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이 펀드는 동일 업종 내에서 좋은 종목과 나쁜 종목을 찾는 페어트레이딩 롱숏 전략과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율을 활용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에는 저가주에만 투자하는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펀드'가 있다. 이 펀드는 기업 가치를 분석해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나 기업 규모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하는 다른 중소형주 펀드와는 달리 절대가격이 2만5000원 미만인 저가 종목에 투자하는데 올해 들어 1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펀드가 편입한 영원무역은 지난해 평균 투자 단가가 1만867원이었지만 11일 기준 4만7450원까지 올랐고, 지난해 5498원에 사들인 파라다이스도 3만7600원까지 상승했다.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는 "저가주를 잘 골라 매입한 후 해당 주식이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중소형ㆍ저가주 펀드가 국내에는 드물지만 해외 주요 운용사들도 활용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 1등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인기를 얻는 와중에서도 성장잠재력이 높은 업종 2등주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가 있어 눈길을 끈다.
NH-CA자산운용의 '대한민국 옐로우칩펀드'의 경우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1등보다 2등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는 과거 경험에 착안해 투자전략을 짰다. 이 펀드는 지난 6개월간 6.86%, 1년간 14.5%의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은아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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