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리더스 레터] 경계해야 할 부채위험 불감증
입력 2014-07-13 17:33 
1970년대 중반 이후 세계는 매우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누려왔다. 이 기간에 빈민 국가는 먹고살 만해졌고 부자 국가는 더 번영했다. 국제 교역 급증, 신기술의 급속 발전 및 소비자의 기술 수용, 금융 레버리지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 등이 이러한 장기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사이클을 제어하면서 경제 성장 변동성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전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와 중국이 세계 경제에 출현하면서 재화에 대한 수요를 확대했다.
2008년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제 및 시장에 레버리지가 과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충격의 여파는 전 세계 경제 및 시장에 상당히 강력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이 내놓은 정답은 경제적인 고통과 희생을 완화하기 위해 우리가 이전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큰 레버리지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존재하던 경제 성장 엔진이 둔화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이러한 레버리지가 새로운 성장 엔진의 기준이 되었다.
현재의 글로벌 경제 및 시장 환경이라는 큰 그림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떤 위험과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지를 가늠할 수 없다. 전 세계 금융산업 인프라의 대부분은 성장 기회에 자금을 지원하고 투자하기 위해 존재하며 미래의 성장 전망은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돈이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하게 된다. 성장에 대한 전망이 돈을 움직인다면 성장의 실현이 수익을 결정한다. 실제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의 실현이 없으면 수익은 온갖 과장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미래의 성장을 희생하면서 과도하게 차입하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시점에서 핵심 질문은 이러한 중요한 나라들에서 레버리지가 향후 지속 성장을 가지고 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만일 "예"라고 긍정한다면 얼마나 더 빚져야 경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만일 "노"라고 부정하면 성장이 둔화되고 레버리지가 거두어질 때 어디에 어떤 종류의 위험이 나타날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금융 수익은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성장의 실현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이러한 관점에서 무(無)위험 시각은 치우치고 경솔하게 보인다.
전 세계 경제와 시장은 균형에서 멀어져 있으며 주요 중앙은행들은 과도한 유동성이 이미 만들고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경제 대차대조표를 상대적으로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전 세계 시장 충격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입장에 서 있다.
투자자에게는 낙관론이냐 비관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정한 위험 분석과 받아들인 위험에 상응하는 수익이다. 필자가 아는 것은 우리가 성장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빚을 질수록 글로벌 경제는 더 많은 위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무(無)위험 시각은 실제 더 많이 위험해 보인다.
[데이비드 전 KDB자산운용 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