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원·달러 환율, `금리 인하 기대감·해외 금융권 우려`에 상승 마감
입력 2014-07-11 16:47 

원·달러 환율은 11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포르투갈 대형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020원 가까이 고점을 높였다.
'1원 박스'의 좁은 등락을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6원 오른 1019.0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환율은 이날 장중 1020.8원까지 치솟아 고점 기준으로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 1020원선을 뚫고 올라갔다.
환율은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단기간 내 내려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6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물가의 상승 압력은 종전 예상에 비해 약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월호 충격이 예상보다 경기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3개월 전과 인식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0%에서 3.8%로, 내년 성장률은 4.2%에서 4.0%로 내려잡았다.
포르투갈 등 해외 금융권 위기가 부각된 점도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대형 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의 모기업인 에스프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SI는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 고객들에게 판매한 일부 단기 이표채에 대한 상환을 연기했고 13억유로(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부정 회계도 적발됐다.
BES는 이에 포르투갈 증권거래소에서 17% 이상 하락했고 이후 거래가 중지됐다.
포르투갈 당국은 BES 사태가 "지주회사에 한정된 것으로 은행 업무에는 지장이 없다"고 선긋기에 나섰지만 2008년 금융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계감에 글로벌 경제가 휘청댔다.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져 간밤 유럽과 뉴욕 등 글로벌 주요 증시들이 일제히 하락했고 코스피도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10포인트(0.70%)가 떨어진 1988.74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 컨설팅 회사 델톤 측은 "지난주 1010원선이 무너져 1008원까지 연저점을 경신한 환율이 이번주 들어 경제 부총리 청문회, 한은 금통위 이후 상승하고 있다"며 "당국의 환시장 개입 경계감이 한층 강화된 데다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010원대 지지력이 한층 견고해진 가운데 대내외적인 시장여건도 상승 우호적인 방향으로 조성돼 다음주 원·달러 환율이 1020원대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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