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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382일의 항해[MK그래픽]
입력 2014-07-11 09:16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홍명보호의 항해가 끝났다. 브라질에 다녀온 홍명보호는 6개월 뒤 떠날 호주 출장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던 차였다. 하지만 정박했던 홍명보호가 뱃고동을 울리고서 바닷길을 힘차게 가를 일은 없게 됐다.
홍명보호의 항해가 382일로 마침표를 찍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대표팀 감독직 사의를 표명했다.
희망을 안기겠다던 출사표와 다르게 실망감만 안겨줬고, 그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재신임을 공식 발표한 지 1주일 만에 그는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6월 24일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정식 선임됐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5 아시안컵을 이끌게 됐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3년 계약을 연장할 계획이었다.
선임 하루 뒤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행보에 나섰다. 홍명보 감독은 이 자리에서 ‘원 팀-원 스피릿-원 골 슬로건을 내걸고, 한국형 축구로 세계무대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강한 자신감은 1년 뒤 산산조각이 났다. 대표 선발 원칙을 깨면서 홍명보의 아이들로 월드컵대표팀을 구성해, ‘엔트으리 논란을 야기했다.
결과도 최악이었다. 브라질월드컵 직전 두 번의 평가전에서 무득점 패배를 하며 불안하더니 1무 2패로 H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상 첫 원정월드컵 8강에 도전하겠다더니 1승조차 거두지 못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최악 성적표였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감싸 안았지만 책임을 회피했다. 실패한 감독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것도 들끓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비판 여론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고 사적인 일까지 들춰지며 홍명보 감독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
홍명보 감독은 결국 옷을 벗었다. 홍명보 감독은 난 실패한 감독이지만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라고 강조하면서 그 동안 나를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축구가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난 많은 게 부족했다. 내 능력으로 아시안컵을 치르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라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게 떠났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던 영웅이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382일의 항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나 그렇다고 긴 시간도 아니었다.
[rok1954@maekyung.com]
[그래픽=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주영 기자 / tmet231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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